경제·금융

진통거듭 부실大馬 처리 이달말께 윤곽드러날듯

■ 기업 구조조정 막바지질곡을 헤매온 기업구조조정이 고비에 이르렀다. 경제 전반을 옥죄며, 불확실성을 드리워온 '부실 대마(大馬)'들의 처리 방안이 이달말을 계기로 윤곽을 드러낸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지원 방안이 논의되는 31일은 최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시경제에 회생의 탄력을 붙일 수 있을지, 아니면 금융시장에 혼란을 드리울지 여부가 앞으로 며칠에 달려 있는 셈이다. ◆ 벼랑위에 선 하이닉스 'D-1'. 31일 채권은행장 회의를 앞두고 외환은행이 마련한 방안은 3조원 출자전환과 부채 만기연장, 금리인하 등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 여기에 회사측이 현금유출과 금리부담을 피하고, 자신들의 목을 쥐고 있는 투신권을 압박하기 위해 신속인수제를 포기하면서 힘겨루기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추가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고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투신사와 리스사 등 2금융권은 여전히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GDR(주식예탁증서) 발행때와 달리 금감원도 적극적인 개입을 피하고 있다. 모든 열쇠는 채권단 스스로 쥐고 있는 셈이다. 산업은행이 이번 지원 외에 더 이상의 신규지원은 없다고 못밖은 것도 부담이다. 현재로선 31일 은행장회의가 관건이다. 여기서 합의가 도출되면 투신권도 동참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하이닉스를 법정관리로 돌릴 때 돌아올 부메랑을 투신권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들어설 경우 ▲ 은행권은 3조원 추가 충당금 ▲ 투신권 자금이탈 ▲ 현대상선 등의 추가 부실 우려 등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지원 규모에 대한 논란도 거듭되고 있다. 3조원의 출자전환으로 과연 가능하냐는 것.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지원안외에 투자자금 등 장기비용을 위해선 2조~3조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대우차, 매각 불발후 위탁경영이냐 진념 부총리겸 재경부장관은 이달들어 수차례 "이달말까지 대우차 매각을 끝날 수 있도록 채권단을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협상단 고위 관계자는 "부평공장 매각을 둘러싸고 양측의 가격차가 여전히 크고, GM측이 원하는 부대 조건들도 너무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GM은 대우차가 인수해 유명해진 폴란드 FSO공장 인수협상에 5년이란 엄청난 시일을 끌기도 했다. 정부는 GM과의 매각협상이 실패할때에 대비, 국내외 업체로의 위탁경영이나 공기업화 등의 비상계획을 마련한 상황. 정부는 이중 위탁경영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공장을 포함해 대우차 모두를 GM에 넘기면 최선의 협상이지만, 차선으로 부평공장의 독자생존후 위탁경영, 이도 안될 경우, 즉 협상이 완전 깨질 경우엔 전체 경영을 국내 업체에 맡기는 방안이다. 한때 거론됐던 포철과 현대자동차의 위탁경영론이 다시 부상하는 이유다. ▲ 쌍용양회, 양날개 통해 정상화 쌍용양회의 정상화 방안도 이달말이면 확정된다. 채권단은 쌍용양회에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준비중이다. 당초엔 1조원 정도만 예상했으나, 산업은행측이 확실한 생존을 위해 추가 출자전환을 요청, 이를 조흥은행이 받아들인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이달말께면 진통을 이어왔던 쌍용정보통신의 매각 여부도 확정된다. 미국을 비롯한 2개 해외 투자컨소시엄이 유력한 상태다. 추가지원에 이어 정보통신 매각이라는 두 날개만 달면 쌍용양회도 '확실한 생존'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 워크아웃 기업, 추가 퇴출 있나 금감원은 35개 기업중 일부 처리방향에 대해 채권단회의가 끝나야 한다는 이유로 31일로 발표를 미뤄 놓은 상황.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워크아웃 기업중 법정관리 등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무진들은 "이번 처리방향의 핵심은 회사분할(고합 등)과 사업분할(새한 등)이며, 법정관리로 돌아서는 기업은 없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물론 설사 퇴출기업이 나와도 그 수는 1~2개다. 이번 발표에서는 아울러 상반기 영업실적이 대폭 향상된 1~2개 기업의 추가 졸업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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