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주중시냐 눈가림이냐

증권사 시가배당 첫 도입 표정“시가배당에 혹하지 말고 증권주는 쳐다보지도 마세요.” “시가배당은 획기적인 조치로 증권주 반드시 뜹니다.” 33개 증권사 사장단이 시가배당을 결의한 10일 증권정보 사이트는 시가배당을 둘러싼 논쟁으로 불이 붙었다. 국내 상장사 처음으로 해묵은 과제를 해결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증권계가 제시하는 시가배당이 사실은 액면배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팽팽하다. 시가배당을 둘러싼 증권계 안팎의 논의도 이같은 두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주중시 새 흐름의 신호탄 그동안 상장사들은 수익이 많건 적건 액면가 기준으로 인색한 배당을 하면서 배당투자를 외면해 왔다. 증권사 사장단이 결의에서 밝혔듯이 ‘주식발행은 시가기준으로, 배당은 액면가로’ 하는 것도 모순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불만은 팽배했고 주식시장은 배당투자보다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매매 형태로 변질돼온 것이 사실이다. 증권업협회 임종록 홍보이사는 “증권사의 결정은 다른 상장사를 세계적 추세인 시가배당으로 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결산일 종가에 따라 배당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가배당은 점차 투자기준으로 정착돼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가배당에 따른 배당투자가 활성화할 경우 코스닥시장에 눌렸던 거래소시장의 부활이 가능할 것이란 지적도 많다. 때맞추어 동원증권은 배당투자가 유망한 증권주의 보유비중 확대를 추천하고 나왔다. 눈가림 시비 그러나 증권사의 시가배당은 액면배당과 큰 차이가 없는 눈가림식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33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6조원 이상. 올초 대부분 증권사는 30~40%의 고배당(액면기준)을 앞다투어 예고했다.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1주당 배당금은 1,500~2,000원 수준. 협회측은 증권사가 시가배당을 실시할 경우, 사내유보금 등을 제외한 실제 배당률은 평균 10~15%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증권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증권주는 1만원에도 못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시가배당에 따른 배당금도 액면배당과 큰 차이가 없는 2,000원선이 된다는 결론이다. 증권정보 사이트의 한 이용자는 “눈가림식의 시가배당에 실망했다”며 “일부 남아있던 증권주를 모두 손절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입력시간 2000/03/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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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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