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유럽도 '출구 닫고 부양 U턴'

ECB 긴급대출 프로그램 확대 FRB도 양적완화 조치 준비중<br>세계 중앙銀 총재회의 자리서 경기부양 의견일치 관측 제기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ㆍ유로존ㆍ일본 등이 출구전략에서 경기부양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들 주요 3개국은 중앙은행을 통해 추가적인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신호를 시장에 분명히 보내거나 이미 경기부양대책 실행에 나섰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의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 이후 공교롭게도 일제히 시작된 것이어서 주요 국가들이 이 자리에서 경기부양으로 뜻을 모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융권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조만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오는 9월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시한을 최소한 내년 초로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5월부터 시작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회원국들이 아직 경기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미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상황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필요시 양적 완화 재개' 방침을 공식화했고 일본중앙은행(BOJ)도 30일 경기부양 및 엔고 방어 대책으로 10조엔 규모의 추가 자금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ECB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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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ECB 내 대표적 매파인 악셀 베버 독일중앙은행 총재가 2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출구전략 시행을 내년 초까지 미루는 데 찬성한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 경기부양책을 막을 내부 걸림돌도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추가 부양책을 머뭇거리던 BOJ는 30일 제3차 대책을 내놓았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중앙은행 총재회의 일정을 하루 줄여 급히 귀국한 뒤 이날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소집, 금융권에 10조엔을 추가로 공급하는 제3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것은 일본은행과 재무성 등이 그동안 엔화 강세는 '미국 등의 경기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며 독자적 대응조치 단행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BOJ의 이번 유동성 지원은 엔화 강세 현상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 외에 주요 국가들이 FRB의 경기진단을 바탕으로 일제히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OJ는 과거 경험들을 통해 독자적인 엔고 방어책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FRB 등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에 대한 공조를 확인한 후 실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벤 버냉키 FRB 의장은 27일 "미 경제가 더블딥으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기전망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확인되면 '비(非)전통적 조치'를 통해 추가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 발언은 미 경기둔화에 대해 그간 FRB가 표명한 대응책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주요 국가들이 경기부양으로 선회하게 만든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FRB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구체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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