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스마트가 쇼핑 문화 이끈다


올 겨울 유행인 토끼털 코트를 사기 위해 버버리 매장에 가서 VIP카드를 보여주며 5% 할인해서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아니면 해외여행 가는 길에 면세점에서 좀 더 싸게 구입하는 것이 나을까. 유행의 최첨단에서 쇼핑을 즐기는 패셔니스타라면 이 같은 고민을 한두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유통환경의 다양화로 인해 소비자들은 이전에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언제ㆍ어디서ㆍ어떻게' 사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이런 현상은 판매자가 정보의 우위를 점해온 과거와 달리 소비자가 쉽게 정보를 얻고 제품을 비교선택하는 온라인 시대가 도래하며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첨단 장비의 보급 덕에 정보 균형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형마트 전단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할인행사 중인 제품을 찾고 휴대폰을 통해 인근 맛집 쿠폰을 내려받는 것이 최근의 일반적인 소비자의 모습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크로스채널(Cross channel)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보다 전자상거래 발전이 늦은 북미는 2012년 크로스채널 매출 구성비를 38%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스마트폰에 의한 영리한 소비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가격에만 가장 민감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현명한' 소비자는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과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된 에너지와 같은 부분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스마트 쇼핑문화의 도입에 대응하고 있다. 공해의 주범인 전단지를 줄이고 인터넷 상에서의 1대1 마케팅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내점고객을 최대한 분석해 이에 맞게 최적의 인력과 상품을 배치하는 기술이 발달할 전망이다. 스마트 시대의 진정한 패자(覇者)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본다. 경쟁이 심해지고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소비자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기업도 그만큼 스마트해져야 한다. 소비자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들과 함께 발전하는 쇼핑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업체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