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혼녀와 재벌 2세의 사랑

통속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침드라마의 인기는 꾸준하다. 지상파 3사가 오전9시 전후로 일제히 방영하는 아침드라마는 15%대의 시청률을 거뜬히 기록한다. 정신없이 남편과 아이들을 내보내고 아침상을 치운 주부들이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그러나 아침드라마 특유의 `얽히고 설킨 불륜`, `못된 남자와 불쌍한 여자` 등의 자극적인 소재는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다. 회당 1,000만원 안팎의 낮은 제작비, 남편과 학생들이 배제된 시간대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아침드라마에 면죄부를 주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많다. 과연 아침 드라마는 항상 그렇고 그런 식이어야 할까. 16일부터 시작하는 SBS `청혼`(월~토 오전8시30분)이 예전과는 다른 아침 드라마를 표방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혼`은 딸을 둔 30대 이혼녀와 재벌2세 노총각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소재는 과거와 비슷하지만, 보다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통해 차별성을 두겠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실제 여주인공 경희(조민수)는 이혼녀지만 불쌍하게만 그려지진 않는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우경(이진우) 또한 사랑에 실패한 나약한 이미지와 한 여자에게 목숨까지 바치는 독한 모습이 교차된다. 대본을 받아본 연기자들 또한 색다른 아침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주연을 맡은 조민수는 “아침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부담을 갖는 건 처음”이라며 “전개 속도가 빨라 매주 미니시리즈 한편을 찍는 느낌”이라고 촬영에 돌입한 소감을 드러냈다. 파트너인 이진우도 “가공하지 않은 일상적 인물 설정이 매력적”이라고 거들었다. 연출을 맡은 강신효PD는 “과거 아침극이 갈등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 드라마는 개개인의 현실적인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제작진들의 호언대로 새로운 아침드라마의 전형을 만들 수 있을지, 또 하나의 그저 그런 치정극으로 전락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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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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