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훈풍이 불고 있다. 경유가격이 리터당 1,3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는데다 높은 연비의 신차가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 그동안 바닥을 헤매던 SUV 판매량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09 서울모터쇼' 출품과 함께 출시된 기아차 '쏘렌토R'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7일 현재 2,000여대가 계약됐다. SUV 판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청신호다. 기아차 측은 "쏘렌토R이 14.1㎞/ℓ의 높은 연비에다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해 환경개선부담금이 5년간 면제된 2.2R 엔진을 탑재했다는 점이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북돋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승용차 내수판매는 전달에 비해 5.3% 증가한 데 비해 SUV는 8.2% 늘었다. 현대차의 소형 SUV 투싼은 지난달 2,279대가 팔려 전월 대비 28.5% 증가했고 중형 SUV 싼타페도 같은 기간 8.7% 늘어났다.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모하비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입차도 SUV 판매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닛산 무라노는 3월 전월 대비 72.9%나 늘어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아우디도 '뉴 아우디 Q5'을 론칭, SUV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쏘렌토R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연비 효율이 높은 SUV 신차들이 대거 출시된다. 현대차는 오는 7월께 중형 SUV 싼타페에 쏘렌토R의 엔진을 탑재한 중형 SUV 신차를 내놓는다. 9월에는 소형 SUV 투싼 후속모델도 나온다. 친환경 디젤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쌍용차의 소형 SUV C200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900원까지 올랐던 경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환경부담금 폐지가 입법예고되는 등 SUV 시장 부활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며 "SUV가 점차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엔크린닷컴이 서울모터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차량'에 하이브리드카(44.6%)에 이어 SUV 등 패밀리카가 24%로 2위를 차지해 SUV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