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로 “땅만은 알짜배기”/대기업마다 “완벽물건” 눈독

◎급매물불구 제값받을지 관심/직원들 “눈물머금고 팔아야 할 땅… 회생에 효자되길”「진로는 경영에는 실패했으나 부동산을 보는 눈은 있었다.」 경영위기에 몰린 진로그룹이 팔려고 내놓은 땅 때문에 새롭게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물건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트럭터미널부지와 서초동 남부터미널 부지. 대기업들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땅이다. 비록 「급매물」로 내놓은 땅이라서 제값받기가 어려울 전망이지만 본래 이 땅은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을만큼 완벽한 물건이라는 게 업계의 정평이다. 한보의 땅들이 중복담보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것과는 달리 담보상태도 정상적이어서 트럭터미널 부지는 2천2백43억원에 근저당이 잡혀 있으나 시세는 4천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진로가 이 땅들을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진로는 서초동 남부터미널부지 8천4백72평을 구입하기 위해 우선 트럭터미널(법인)을 인수했다. 그러나 장진호 회장이 트럭터미널을 인수한 것은 이 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땅(현 남부터미널부지)이 탐났기 때문. 구입 당시 이 땅은 트럭터미널부지였으나 인수후 트럭터미널을 양재동 외곽으로 이전하고 대신 용산 여객터미널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서초동 일대는 진로타운으로 변했다. 진로는 대규모 유동인구와 강남지역 소비자를 겨냥,이 곳에 국내 최대규모의 주상 복합시설(A프로젝트)을 계획했다. 이 땅의 소유자인 진로유통은 3년전부터 한기선 전무를 포함, 10여명 이상이 A프로젝트팀을 운영해왔다. 한전무는 『그동안 A프로젝트를 위한 설계, 팀운영 등에 투입된 자금만 1백억원이 넘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동안 이 프로젝트에 기울여온 열정이 너무 아쉽다는 것. 양재동 226일대 트럭터미널부지는 서울시 체비지였다. 90년 서울시는 양재동일대 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면서 이 땅을 진로에 팔고 트럭터미널을 이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체비지가 유통업무설비가 들어설 수 있는 금싸라기 상업지로 바뀌었다. 서초동의 트럭터미널은 대형 유통상업시설에 맞는 땅으로, 양재동 땅은 종합유통시설로 연계이용할 계획이었다. 트럭터미널부지는 면적만도 2만7천8백75평인데다 일반상업지역내 대지로 경부고속도로와 양재대로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 물류 및 유통단지가 들어서기에는 최적의 입지여건을 지니고 있다. 진로관계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팔아야하는 이 땅들이 진로회생에 「효자」노릇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유찬희·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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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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