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골프장 ‘바겐세일’

미국 골프장업계가 `세일 중`이다. 골프장 절대 부족으로 부킹 전쟁을 앓고 있는 국내와 달리 골프 코스가 넘쳐 나는 미국 골프장업계에는 최근 사업 부진으로 새 사업주를 찾는 코스가 늘고 있다. 90년대 말 경기 호황에 힘입어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최근 불황으로 대지 임대료와 건설 비용 대출 이자를 내기가 부담스러워진 업주들이 다투어 골프장을 팔기 시작한 것. 시장에 나오는 골프장이 많아지면서 판매 가격도 크게 떨어져 사업을 시작할 때 들인 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는 곳도 있다. 미국 골프전문 주간지인 골프 위크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200만 달러를 들여 골프장 사업을 시작했던 피닉스 에리어 시빅 그룹이 최근 피닉스오픈을 개최하기도 했던 툰더버즈 골프클럽을 경매를 통해 480만 달러의 `헐값`에 팔아 넘겼다. 지난 98년 플로리다 포트 로더대일 인근 36홀 코스인 보나벤추어CC를 2,400만 달러에 사들였던 골프 트러스트 오브 아메리카는 최근 빚 1,050만 달러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부동산 투자 회사에 이 골프장을 넘겼다. 조지아주의 한 경매에서는 3년 전 550만 달러에 판매됐던 골프장이 295만 달러에 낙찰됐고,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헤리티지 골프그룹은 OB스포츠라는 회사의 빚 1,200만 달러를 갚아 주는 조건으로 워싱턴 인근의 골프장 2개를 넘겨 받았다. 펜실베니아의 36홀 골프코스는 원래 가격의 66%정도 가격인 1,000~1,500만 달러에 흥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경매에 붙여지거나 매물로 나온 골프장이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 캐롤라이나 등 동남부 지역에서만 30개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역과 부대시설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최근 시장에 나오는 골프장은 36홀 코스가 1,000만 달러 이상, 18홀은 550만 달러 안팎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 중개업자. 조지아주에서 경매전문 부동산 회사를 운영중인 힐다 알렌은 “요즘처럼 바쁜 적은 없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으며 플로리다에서 골프코스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조니 라폰지나 역시 바쁘다며 “요즘 시장에 나오는 골프장 가격은 최근 20년, 아니 3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골프장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앞으로도 골프장 매물은 계속 쏟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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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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