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태풍 상륙 시점에서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을 관람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고 이날 발간된 `청와대 브리핑`이 전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에 참모들과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언론과의 합동 회견을 준비하는 회의를 하던 중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청와대 브리핑`은 노 대통령의 심경을 짤막하게 전한 뒤 뮤지컬 관람의 `문제 없음`을 강조하는데 나머지 1개면 전체를 할애했다. 브리핑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봤을 때 노 대통령이 업무를 태만하게 해 태풍 대처에 문제가 생긴 점은 전혀 없었다”면서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라며 감정적인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브리핑은 또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와중에 수십일씩 텍사스 목장에서 휴가를 보낸 것이나,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폭염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데 바캉스를 즐긴 것도 현지에서는 생산적인 국정운영이라는 차원에서 찬반 여론이 다 있다”면서 “대통령이 관저에 대기하면서 TV를 보는 것이나, 수시로 보고를 받고 상황파악을 체계적으로 하면서 청와대 지근 거리 행사장에서 예정됐던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나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리핑은 또 “경호상의 필요로 좌석을 수십 석 예약했는데 관람을 취소하면 공연장이 썰렁해져 주최측이 느낄 실망감도 부담이 됐다”면서 “노 대통령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차원에서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것이지 취미생활로 관람한 것도 아니다”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 `청와대 브리핑`이라는 지면을 통해 전후 사정을 늘어 놓은 것은 너무나 옹색한 변명”이라며 “대통령은 참모들이 아니라 국민 앞에 나서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들은 왜 하필이면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시점에 대통령이 공연을 관람했는지에 대해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며,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태성 기자, 최기수기자 tsg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