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사태가 내년 대선에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지난 8일 북핵실험 이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급상승하고 고건 전 총리가 급락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15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은 32.1%로 박 전 대표(19.5%)와의 격차를 12.6%포인트차로 넓혔다. 이는 지난달 중순 조사에서 두 사람의 격차 6.2%보다 두 배 이상 벌어진 수치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에 크게 뒤지던 당원 지지율도 크게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바람직한 한나라당 후보’로 이 전 시장은 35%를 기록, 37%인 박 전 대표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했다. 7월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51.8%)가 이 전 시장(27.5%)을 눌렀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양측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안보가 불안해지면서 경륜과 추진력을 갖춘 리더인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한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표는 국감에 전념하고 있어 언론 노출이 많은 이 전 시장이 유리했다”고 주장했다.
북핵실험 후 조사에 따라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고 전 총리 쪽은 “반성하고 겸허히 수용해야겠지만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며 “북핵 문제 등 현안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고 연구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 ‘빅3’로 불리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5% 안팎의 지지율까지 오른 뒤 주춤하는 형국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1~3%선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