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귀금속 수출 제살깎기로 흔들

귀금속 수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업체간의 제살깎기 경쟁으로 마진율은 급격히 떨어지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생산물량 전량을 내수판매하던 귀금속가공업체가 수출시장 개척에 나선것은 IMF구제금융신청 이듬해인 지난해 초부터. 당시 금모으기 운동 등의 여파로 내수가 90% 가까이 줄어들자 종로3가 등지에 밀집해 있던 귀금속가공업체들이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기 시작한것. 현재 익산수출자유지역을 제외한 귀금속 수출규모는 월 200억원수준으로 무역수지 흑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수가 늘어나고 이들 업체간의 정보교환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데다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채산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영세한 귀금속업계가 무리하게 수출거래선을 확보하려 하다보니 국내업체끼리의 덤핑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A사 P사장은 『현재 수출가격은 초창기가격의 50%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장가동을 멈추지 않기 위해 국내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덤핑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상품을 미리 보내고 대금을 나중에 받는 COD방식의 수출이 관행화되면서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예컨데 A사에서 어렵게 현지판매상과 계약이 이루어지면 국내의 다른 업체가 현지판매상에 접근, 더욱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물건을 미리 보냈던 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춰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이에 대해 또다른 업계관계자는 『국내업체끼리의 과당경쟁으로 칼자루를 완전히 현지상인들이 잡았다』고 표현했다. 수출을 대행하고 있는 삼성, LG, 대우, 선경 등 대형종합상사에 대한 업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제 B사의 경우 종합상사의 물량수주는 전체 수출물량 중 30%에 그치고 나머지는 자체영업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은 해외시장 개척여부에는 아랑곳않고 수수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사의 관계자는 『대형거래선 확보 등 영세가공업체가 할 수 없는 해외영업부문을 판매망이 잘 갖춰진 종합상사에 기대했으나 이는 우리만의 희망이었다』며 『할수만 있다면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고 직수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맹호 기자 MH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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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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