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지방은행 몸집 불리기 나서는 이유는

은행에서 증권·생명·캐피털까지 포식

떨어지는 수익성 만회 위해 파이 키워

김한 전북은행장


지난 4월 BS·JB금융그룹의 경남·광주은행 인수에 발목을 잡았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씨티·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등 외국계 은행을 넘어서는 중대형 지방은행의 탄생을 알렸다. 최근에는 DGB금융그룹이 KDB생명·아주캐피탈·현대자산운용 등 비은행 금융사 인수전에 나서면서 외형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모두 '거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시중은행들이 점포 폐쇄 등 몸집 줄이기를 시도하는 것과 비교돼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금융당국도 외형 확대에 따른 건전성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특정 지역에 한정된 영업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데다 이른 시일 내 시너지를 창출해내기에 유리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것이고 이 모든 것이 건전성을 담보한 뒤에 추진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다.


◇지방은행, 왜 대형화를 추구하나=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은 일련의 '대형화 작업'이 필연이라고 한목소리로 설명한다. 지방은행의 한 부행장은 "주식 중개로 돈을 벌던 증권사가 수익성이 악화되자 대형사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은행도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를 위해 은행 추가 인수로 크기를 늘리든지, 비은행 업무를 확장하든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수장들은 우선 지역에 편중된 점포망만 가지고 지방은행이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파이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산 기반인 우리도 조만간 광주에 점포를 내 우량 기업 대상 영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성장을 위해 일정 부분 역외로 점포를 내는 것은 지방은행으로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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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M&A를 통해 큰 폭의 비용 효율성을 이뤄 시너지를 낼 수 있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대형화 추진의 한 이유다. 김한 JB금융그룹 회장 겸 전북은행장은 "광주은행을 인수한 것은 전산 투자, 리스크 통제 부문에서 비용 효율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중복되는 투자 비용을 절감해 두 은행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도 "전혀 생뚱맞은 업무가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매물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건전성 문제없다"=금융당국과 일부 지방은행들도 거인이 되는 지방은행의 건전성 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DGB금융의 경우 경남은행 인수 실패 뒤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하지만 당장 딜이 성립된 것이 아닌 데다 계열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의 건전성을 엄격히 따져보고 있어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박 회장은 "현재 여러 매물을 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여러 개 중 신중히 검토해서 골라 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방은행 모두 "안정성 담보 없는 외형 확대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부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따져보고 자금의 적정성을 꼼꼼히 챙기라고 주문했다. 무리하지 않고 적정 성장 이상을 도모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경남은행 인수 완료 뒤에 여력이 생기면 비로소 추가 계열사 인수를 추진하지 지금 당장 늘려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도 "전북은행의 경우 서울 지역 거점 점포가 늘어나 겉으로는 외형 확장처럼 보이지만 전체 지점은 2012년 기준으로 4개가 감소했다"면서 "점포도 2~3층으로 옮기고 점포 내 직원도 10여명에서 4명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무리한 외형 확대로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룹 차원의 추가 계열사 인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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