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34세의 L씨는 과거의 자신처럼 출근준비에 쫓겨 아침식사를 거르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생과일 주스와 샌드위치를 묶음 메뉴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점포를 구상하고 있다. 문제는 상권. 주요 고객층인 20대 직장인들이 서울 어느 지역에 많이 사는지, 특히 미혼인 ‘나홀로’ 직장인들이 어느 지역에 집중됐는지를 사전에 파악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다. L씨처럼 정확한 수요예측 문제로 고심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통계청이 인구ㆍ생활패턴 등 그동안 축적해온 방대한 국가통계를 바탕으로 창업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정보 서비스를 인터넷 홈페이지(www.nso.go.kr)를 통해 제공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통계청은 10일 “한국의 ‘블루슈머’들이 밀집한 지역을 지도 위에 각종 관련 통계와 함께 보여주는 블루슈머 지리정보 시스템(GIS) 서비스를 11일부터 본격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블루슈머(블루오션 컨슈머·Blue Ocean+Consumer)는 지난 1월 통계청이 각종 국가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6개 소비자집단으로 ▦이동족(moving life) ▦무서워하는 여성(scared women) ▦20대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 ▦피곤한 직장인(weary worker) ▦3050 일하는 엄마(working mom) ▦살찐 한국인(heavy Korean) 등이 꼽혔다. 블루슈머 GIS 서비스를 활용하려면 통계청 홈페이지에 접속, ‘통계지리정보’-‘블루슈머 GIS’ 항목을 차례로 클릭해야 한다. 이후 6개 블루슈머 항목이 나타나면 관심을 가진 소비자집단을 클릭, 관련 통계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L씨는 ‘20대 아침 사양족’을 클릭, 타깃 지역인 서초구와 송파구의 20대 인구 수를 살펴봤다. 확인 결과 송파구(3만1,972명)가 서초구(2만4,349명)보다 7,623명 더 많았다. 하지만 두 지역의 1인 가구 비율 데이터를 추가로 뽑아보니 서초구(19.6%)가 송파구(18.6%)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20대 나홀로족이 밀집한 양재동 등 서초구에 자리만 잘 잡으면 오히려 손쉽게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또 ‘이동족’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세운 예비창업인의 경우 통근ㆍ통학 인구가 많은 지역, 주간인구지수가 높은 지역, 이동시간 등의 자료를 통해 자신이 집중적으로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간대와 지역을 고를 수 있다. 장치성 통계청 통계지리정보과장은 “지금은 20개에 달하는 블루슈머 GIS 서비스 통계가 제공되지만 앞으로 시ㆍ군ㆍ구별 통근통학 평균 소요시간 등 보다 세밀화한 통계 정보를 추가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창업전문가인 이홍구 창업피아㈜ 대표는 “인구 통계 등의 데이터는 창업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초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