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벌들 기아둘러싼 신경전 의미/우호적 지원인가 인수위한 포석인가

◎현대­대우 연대설속 삼성 심상찮은 행보/채권단 회의결과 따라 새양상 전개될듯「우호적 지원인가, 아니면 인수를 위한 포석인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기아자동차를 둘러싸고 현대·대우, 삼성그룹이 지분인수경쟁과 물밑 신경전을 벌이면서 진짜 「속뜻」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공식적으로는 『기아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 지분매집도 기아회생을 돕기 위한 「우호적」차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물밑에선 특정기업 인수설 등을 흘리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기아자동차 인수합병(M&A)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의 공식입장과는 다른 「M&A추진설」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 이같은 추측을 낳게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우선 현대·대우내부의 기류가 미묘하다. 이들 그룹내부에서 공동으로 기아인수방안을 마련중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그룹이 기아가 삼성에 넘어가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문은 설득력을 얻는다. 또 기아그룹의 부채가 9조원에 달해 어느 그룹이든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이들 그룹의 연대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특히 현대가 한보철강 인수를 포기한 것은 「고로철강의 꿈」을 일단 접어두고 그룹역량을 자동차에 집중키 위한 포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그룹 한 고위임원은 이와 관련, 『정부가 기아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현재로선 정상화될 가능성이 희박해 3자매각이나 분할매각할 경우에 대비한 인수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삼성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임경춘 삼성차동차부회장이 30일 하오 일본 삿포르까지 날아가 방일중인 이건희회장을 만나 기아인수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기아가 자체적으로 회생하기 어려울 경우 삼성이 인수하는 것이 기아로 보나 국가경제로 보나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펴왔다. 그러나 현대와 대우가 기아인수에 나섰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기아인수에 대한 논리전개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 『그동안 국민여론을 의식해 기아인수작업을 표면화하지 못했지만 현대·대우가 나선 만큼 공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적극적인 인수추진의사를 밝혔다. 결국 기아자동차를 둘러싼 현대·대우·삼성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아직 물밑에서 진행되는 단계지만 8월 1일로 연기된 채권은행단회의 결과에 따라 수면위로 떠오르며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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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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