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I&C가 지난달 여성복 브랜드 에모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패션업체를 추가로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대하고 수익성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인규(50·사진) 우성I&C 대표이사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제화 및 잡화 업체와 인수 논의를 진행했다가 우리 측과 사업 모델이 잘 맞지 않아 중단했다"면서 "사업 방향이 맞는 업체가 매물로 나오면 언제라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아동복과 침구 등 우성I&C가 보유하지 않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패션회사 인수는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성I&C가 M&A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려는 것은 패션업체와 합병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우성I&C는 지난 2012년 패션그룹형지에 편입된 후 품질 및 원가 개선,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 등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 덕분에 우성I&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99% 증가한 644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억4,000만원과 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63억원과 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패션그룹형지에 편입된 후 디자이너를 기존 10명에서 24명으로 대폭 늘리고 브랜드별 디자인팀을 구축하는 등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였다"며 "상품의 정체성을 살리려고 디자인을 강화한 것이 성장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 김 대표는 "전년 대비 성장률 20%, 영업이익률 4%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성복 브랜드인 '본지플로어'를 전면에 앞세워 남성 패션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가두점과 아웃렛 시장을 집중 공략해 매출을 전년보다 2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가두점과 아웃렛은 영업이익률이 백화점보다 더 낫다"며 "올해 본지플로어 가두점과 아웃렛 매장을 지난해보다 2배 확장해 66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4월로 예정된 에모다 합병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에모다는 백화점 여성 브랜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며 "에모다와의 합병이 완료되면 매출 규모가 1,000억원이 넘게 되고 흑자 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모다 합병으로 학생복 브랜드인 에리트베이직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모다는 에리트베이직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우성I&C의 에리트베이직 지분 9%를 더하면 지분율은 20%로 늘게 돼 에리트베이직의 최대주주로 우성I&C가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에리트베이직으로부터 반영되는 지분법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리트베이직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매출 466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우량한 회사들이 뭉쳐진다는 것은 외형과 내실 모두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올해 실적은 더 큰 폭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성I&C는 남성복 브랜드 '본'과 '예작'을 앞세워 중국 진출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중국은 남성복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곳이어서 내년 상반기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본과 예작 두 브랜드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