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기업들, 해외 미디어 '몽니 보도'로 몸살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칭찬하지만 미국ㆍ유럽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코리아 주식회사’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 특히 전자ㆍ자동차ㆍ조선ㆍ원자력 등 세계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거나 빠르게 성정하는 분야에 견제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한국에 대한 견제는 당장 해외 언론의 시각변화에서 읽을 수 있다. ‘칭찬’을 하던 해외 언론들은 최근 들어 한국 기업을 상대로 ‘때리기’식 보도를 하는 등 트집잡기에 나서고 있다. 얼마 전 한 유럽 매체는 한국 조선업체의 수주에 대해 ‘저가수주’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한국의 잇단 수주에 위기를 느낀 유럽 조선협회가 ‘저가수주’라는 주장을 폈고 현지 매체들이 이를 여과 없이 인용한 것이다. 정부 차원의 수주활동에 대한 해외 미디어의 비방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하자 경쟁국인 프랑스 등 해외의 주요 미디어들은 저가수주 의혹과 한국형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을 제기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직접공격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8년 현대ㆍ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를 겨냥해 연일 “한국이 70만대 이상의 차를 미국에 수출하지만 미국이 한국에 파는 차는 고작 5,000대도 안 된다. 불공정 무역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GM 자회사인 GM대우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연간 10만대를 웃돌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2005년 준공된 후 현지생산이 늘면서 한국 자동차의 미국 직수출이 매년 줄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1등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전자업계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하다. 최근 미국의 정보기술(IT) 블로그인 ‘기즈모도’에는 “자동차 운전석 밑에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떨어뜨려 꺼내려고 하는데 폭발했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고객 담당자가 글쓴이를 찾아가 경위를 파악한 결과 저절로 휴대폰이 터진 게 아니라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LG전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해외 블로그나 미디어들의 확인되지 않은 흠집 보도가 잇따르자 해외 홍보망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국 기업에 대한 견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일본ㆍ대만 등 경쟁기업들이 인수합병(M&A)ㆍ합종연횡 등에 나서면서 공개적으로 ‘한국 기업 추격’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외국 기업의 견제가 더욱 세지고 있다”며 “기업 차원의 대응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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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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