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31일 “선물은 한국의 문화인 만큼 노무현 대통령도 추석 선물로 정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 대표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정희ㆍ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 문양이 새겨진 인삼, 노태우 전 대통령은 100만~200만원이 든 현금 봉투, 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를 보내왔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선물이 시시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이) 판공비를 써도 문제가 되지 않으니 정을 표시해야 한다”며 “원외위원장 등 당 안팎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이 명절 때 선물을 하지 않는 것은 철두철미한 판단 때문인 것 같은데, 내 정서엔 맞지 않다”면서 “비서들이 월급 받는다고 입을 씻을 순 없으며, 나는 김 한 톳 씩이라도 보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이 주변 사람의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며 `바깥 나들이`를 자주 할 것을 권했다. 그는 “당 문제 해결을 위해 구주류를 만나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대통령은 웃기만 했다”며 “대통령이 샤이(shy)하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또 “대통령은 포장마차에도 가고 강원룡 이만섭씨 등 원로의 집에도 찾아가야 한다”며 “생생한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쇼라도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술자리 비화를 소개한 뒤 “대통령은 당 대표만 만날 것이 아니라, 중진들도 불러 자꾸 얘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말하는 것을 줄이고 들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