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계의 대대적 구조조정은 국내 철강업계에 약일까, 독일까.'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2008년 기준 조강생산능력 100만톤 이하 탄소강 생산 철강업체와 50만톤 이하 특수강 생산업체에 대한 폐쇄 방침을 밝혔다. 최근에는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철강업체 생산경영 진입조건 및 관리 규정'에 대한 의견수렴에 돌입했다. 중국 연간 조강생산능력 100만톤 이하 철강업체들의 전체 조강생산 규모는 전체 조강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이들 해당 업체 수가 총업체 수의 80%에 달해 구조조정의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도 이 같은 중국의 구조조정이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 "저가물량 줄어 국내 업계에 이득" 대부분의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밝힌 방침대로 연간 생산량이 100만톤 이하인 철강업체와 50만톤 이하인 특수강업체가 폐쇄될 경우 중국산 저가제품 수출 물량이 줄어들어 국내 철강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성우 한국철강협회 국제협력팀장은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철강업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중국산 저가제품 물량이 국제시장에서 줄어들면 그만큼 다른 국가의 수출시장에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제품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중국 철강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지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국산 저가제품 물량수출이 줄어들면 국내 철강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압박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중앙정부가 내년까지 1억톤가량의 노후설비 도태를 추진하고 지방정부와 책임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국내 철강업계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수출 여건이 좋아지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국내 철근과 봉강재 등 건설용 자재 생산업체의 수출여건은 향상될 것"이라며 "중국 철강업계가 대형화됨에 따라 원자재 협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내년 원자재 가격협상에서 한국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업계 경쟁력 강화 계기된다" 경계도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중국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을 앞세워 노후설비 신예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은연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 상무는 "중국 중앙정부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공장이 폐쇄될 경우 실업 문제 등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개별 기업들도 설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설비를 신예화하고 있어 오히려 생산성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황 상무는 이어 "원가 이하로 제품을 생산해서라도 시장을 지키려는 특성을 가진 중국 철강업계가 설비 신예화로 생산성마저 높인다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 철강업계는 전통적으로 연말에 가격을 인하하고 연초에 다시 높였지만 올해는 연말부터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이는 내년 철강경기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과는 반대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