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超고유가' 새 정부 경제운용에 큰 부담

■ 국제유가 100弗 돌파<br>물가등 감안 실질유가 80년대 2차쇼크 수준<br>기업 투자 활성화·건설경기 확대등 파장 예고<br>경제전문가들은 "예견된 일…견딜만" 분석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유가 100달러 돌파는 예고됐던 일”이라며 “아직은 우리 경제가 버틸 만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미 물가를 감안한 실질유가가 지난 1980년대 2차 오일쇼크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새해부터 경제를 뒤흔든 초(超)고유가는 올 한해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도 적잖은 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는 ‘쇼크’ 수준, 영향은 ‘견딜 만’=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달러화 구매력 기준으로 지난해 1~11월까지의 평균 실질유가(OPEC 바스켓 유가 기준)가 55.5달러로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1년의 54.3달러를 이미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물가만을 감안한 유가는 벌써 ‘쇼크’ 수준이라는 얘기다. 일단 유가가 장중 배럴당 100달러라는 ‘마지노선’을 넘은 만큼 금세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어려워졌다. 송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유가가 오를수록 변동성 폭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 상한선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2008년 세계경제 전망과 주요 현안’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산유국의 증산여력 제약 ▦OPEC의 고유가 유지 정책 ▦지정학적 위험 고착화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가상승 속도나 국내경제의 원유의존도 등을 감안한 고유가의 실질 영향은 아직 과거 오일쇼크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실질실효가격 기준으로 1, 2차 오일쇼크 수준의 충격을 줄 유가 수준은 각각 두바이유 평균 85달러와 151달러 정도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 비해 원유 의존도가 낮아지고 산업도 소프트하게 옮아감에 따라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가 버틸 만할 것”이라며 “다만 유가가 여기서 더 오르면 그때는 진정한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기 정부 경제운용 전방위 압박=‘오일쇼크’ 수준은 아니라도 100달러에 도달한 초고유가는 올해 우리 경제의 내수와 수출을 모두 압박하며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고유가는 국내 물가상승과 미국 소비위축에 따른 수출둔화, 경상수지 악화를 동시에 일으켜 2008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57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 대외교역에 국제유가 상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음을 반영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한국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은 미국 경기에서 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다는 것이 전제였다”며 “고유가로 미국의 실질소득이 줄어 수입이 감소하면 수출이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국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경제 부담 가중도 새 정부에는 큰 짐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고유가에 따른 물가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유가 부담이 올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기업투자 활성화와 건설경기 확대, 고용 확대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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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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