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경제가 실질 체감경기성장을 의미하는 실질국민총소득(GNI) 기준으로 마이너스 7.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지표경기만을 반영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마이너스 5.8%보다 낮은 것으로 우리 경제의 대외구매력과 삶의 질이 그만큼 더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수출입가격 등 교역조건과 이자유출입을 고려해 산출되는 소득지표로 GDP가 지표경기를 나타내는데 비해 실질 경기와 체감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연합(UN)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GDP와 GNI를 동시에 발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지난 98년중 국내총생산(GDP) 398조3,126억원의 6.9%인 27조4,500억원이 외채이자 급증 등에 따라 해외로 순유출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98년중 외형적인 상품수출은 늘었지만 단가가 급락, 실질 무역손실액이 22조31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GDP의 5.5%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채무 이자와 외국인 주식투자 배당 등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9조9,650억원으로 GDP의 2.5%를 차지했다. 외국인 주식투자 매매익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교역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형수출고가 아무리 늘어도 실질적인 국부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수출품목 다변화와 시장지배력 있는 상품 개발, 고부가치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요국가와 실질 GNI는 GDP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수출입의존도가 낮고 교역조건이 안정되어 있는 미국의 97년 GNI성장률은 3.9%로 GDP와 똑같으며 수출입의존도가 우리보다도 높은 대만의 경우 특화수출상품 발굴에 주력한 결과 GNI 성장률이 GDP성장률을 오히려 웃돌고 있다./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