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2007년 새해를 정치적 ‘불모지’인 광주에서 맞이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파격적인 호남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참정치운동본부(공동본부장 권영세ㆍ유석춘)는 최근 “호남을 중심으로 지역간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2007년 1월1일에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무등산 해맞이 행사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호남 지역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공약을 내세우는 등 대선을 앞두고 이 지역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취지다.
한나라당이 광주에서의 새해맞이를 기획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에 대한 극도의 정치적 거부감을 표출해 온 지역이다. 특히 최근 김용갑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 등이 해묵은 광주 지역의 반(反)한나라당 정서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여론의 역풍이 우려된다는 게 지도부의 고민이다.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은 20일 “당내 제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검토할 사항이 많다”며 “특히 대선이 있는 해에 광주 해맞이를 한다면 표만 의식한 행동으로 비칠 수 있어 오히려 지역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호남 올인’이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 지역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따라서 강 대표 등 지도부는 이 문제를 보다 신중히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