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이 올해 당초 예상의 3배 수준인 11조5,000억원가량 판매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적격대출 수요의 70%가량이 기존 대출의 갈아타기 수요로 파악돼 가계 대출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적격 대출이 올 7월 말 현재 4조원가량 공급됐으며 연말까지 판매 규모가 1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적격 대출 출시 당시 공사가 연내 공급 목표로 제시한 3조~5조원의 3배 정도된다.
적격대출은 은행의 대출채권을 공사가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유동화하는 구조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35년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공사로부터 유동화를 통해 장기 대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기준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정금리 대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평도 나오고 있지만 적격대출의 경우 10년 만기 대출 금리가 4.13~4.4%(14일 현재) 수준에 불과해 변동금리대출과 견줘서도 금리 경쟁력이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적격대출을 지목해 은행을 찾는 고객이 많다.
현재까지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국민ㆍ신한ㆍ하나ㆍ농협ㆍ기업ㆍ씨티ㆍSC은행 등 7개 은행이며 공사는 이달 중으로 우리ㆍ외환은행 등과도 순차적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SC은행의 적격대출 수요를 파악한 결과 68%가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상환목적, 즉 갈아타기 수요였고 32% 정도가 신규 대출이었다"며 "가계 부채 구조가 단기 변동금리에서 장기 고정금리대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융감독당국이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 수준인 장기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오는 2016년까지 30%로 끌어올리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적격 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입장에서도 적격대출을 취급하면 대손충당금 등의 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채권 매각을 통해 발생한 현금으로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담보가치 하락과 금리변동 등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