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진 한국의 길' 기본으로 돌아가자] <1> 위기를 극복한 원칙의 힘

윈윈게임 첫걸음은 '제역할 찾기'<br>정부, 시장개입도다 제도정비등 지원 충실<br>기업은 혁신·투명 경영으로 성장동력 확충<br>근로자도 투쟁위주탈피 생산성 향상 힘써야


['선진 한국의 길' 기본으로 돌아가자] 위기를 극복한 원칙의 힘 윈윈게임 첫걸음은 '제역할 찾기'정부, 시장개입도다 제도정비등 지원 충실기업은 혁신·투명 경영으로 성장동력 확충근로자도 투쟁위주탈피 생산성 향상 힘써야 • '사회협약의 나라' 아일랜드 “경제 주체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강신호 전경련 회장) 한국 경제가 좀처럼 회생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원칙과 기본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갈등과 혼란을 빚고 불필요한 사회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 큰 문제는 경제 주체들의 비관주의와 패배의식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유동자금이 400조원에 달하고 대기업들이 수출로 경제를 받쳐주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자신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잠재역량을 극대화하고 구조적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처럼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하는 것(Back to the Basic)이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을 극복하고 10년간 갇혀있던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미국과 영국 등이 침체기를 극복한 비결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국가가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했던 원인도 모두 경제의 뿌리, 즉 기본을 얼마나 충실히 하는가에 의해 판가름났다”며 “선진국으로 가는 등용문을 넘기 위해 경제주체가 모두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원칙을 다시 세우자=기본으로 돌아가자면 무엇보다 경제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우선 정치권은 정쟁과 색깔공방처럼 서로 지는 게임에서 벗어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일을 놓고 경쟁하고 협력해야 한다. 정부도 기본역할을 되새겨 봐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경쟁의 전사(戰士)인 기업들이 잘 싸울 수 있도록 보급로를 확보하는 등 지원에 나서야지 정부가 직접 전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보이는 손(규제)을 통한 인위적인 경제 회복은 또 다른 위기를 만드는 불씨가 될 수 있다. 일관된 정책추진과 정책조정능력으로 가계와 기업의 원활한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박 회장은 “각종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비해 시장을 시장답게 만드는 일, 그리고 시장경쟁에서 탈락한 약자들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일이야말로 정부의 가장 중요한 기본 역할”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핵심역량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사회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연구개발(R&D), 인재양성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 것이다. 시장의 신뢰와 지속성장을 위한 투명경영과 사회공헌활동도 기업 생존의 중요한 원칙이다. 정부의 감시에 마지못해 하는 투명경영이 아닌 주주와 시민을 위한 투명경영만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든다. ‘100년 기업의 조건’의 저자인 케벤 케네디는 “기업의 위기는 유가ㆍ환율과 같은 외부요인보다는 혁신의 실패나 학습역량의 상실과 같은 내부요인에서 비롯된다”며 “지속적인 혁신과 투명경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만이 바로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적이 아니다=경제 회복에는 정부ㆍ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동자 한명이 결정하는 상생과 대결의 원칙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반기업정서부터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경유착ㆍ불법정치자금 제공ㆍ분식회계 등 과거 기업의 잘못만이 계속 강조된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이 더욱 강화될 것이고 이는 곧 기업의 글로벌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기업 정서해소를 위해서는 가진 자의 책임이 커져야 한다. 부의 분배가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가진자들이 나서서 사회와 부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노동자들은 투쟁주의에서 탈피해 기업과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연간 1,299일에 해당하는 파업일수는 생산성을 저하시켜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후퇴시키고 있다. ◇모두가 이기는 법을 배우자=최근 재계에서는 ‘김응용식 경영법’이 화제다. 코끼리의 몸집에 여우의 지략을 지녔다는 김응용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 사장만의 독특한 선수 조련법과 용병술, 지략이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의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응용식 경영법은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는 승리다. 애꿎은 덕아웃의 의자를 부수거나 선수를 걷어차고, 심판과 멱살잡이도 불사하는 모든 행동이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계산된 것이라는 얘기다. 승리라는 원칙을 위해 팬들의 야유를 들으면서도 경기초반 번트를 대는 김응용의 전략은 성장과 분배라는 원칙에 헷갈려하는 경제주체들에게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이기는 법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준다. 올해에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원칙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제대로 원칙을 갖춘 시장경제가 화려하게 꽃피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3-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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