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서운 신예 김주호

제1보(1~43)


제37기 왕위전 본선
○ 조훈현 9단
● 김주호 3단
(2003년 3월19일 한국기원) 이제 슬슬 조훈현의 얘기를 끝낼 떼가 된 것 같다. 현재 그는 무관으로 돌아가 있다. 최근에 발간된 바둑연감의 기사 명단을 보면 앞에 타이틀 보유자의 명단과 얼굴이 주욱 나온다. 이창호가 7관왕으로 맨 앞에 나오고 그 다음에 후지쯔배 우승자인 이세돌9단이 나온다. 다음에 국수, 기성, 천원을 동시에 보유한 최철한8단이 나온다. 그리고 패왕 보유자인 유창혁9단, KBS바둑왕 송태곤7단의 얼굴이 보인다. 무관으로 돌아간 조훈현은 9단 가운데 서열이 네번째이므로 조남철, 김인, 윤기현의 다음에 얼굴이 나와 있다. 연감 발간이 처음 시작된 것이 1985년인데 20년만에 처음으로 조훈현은 평범한 9단으로 취급된 것이다. 그의 몰락에 길잡이가 된 청년 기사가 김주호3단이었다. 2003년 3월 19일 왕위전 본선에서 조훈현은 신예 김주호3단에게 지극히 참혹한 패배를 당한다. 그때 김주호는 18세의 몸으로 18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주호를 대국 상대로 맞이한 조훈현은 특유의 노련한 흔들기로 이 겁없는 루키를 일단 어지럼증에 빠뜨렸는데 중반에 참으로 어이없는 케이오 펀치를 맞고 길게 누워버린다. 그 전말을 3일에 걸쳐 소개하고서 조훈현 얘기를 끝내고자 한다. 이 기보는 조훈현의 바둑이 지니는 속성과 취약성을 너무도 잘 드러내준다. 18세의 김주호3단은 그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 한 주먹으로 바둑황제 조훈현을 쓰러뜨렸다. 만50세의 조훈현이 노쇠한 탓도 물론 있겠지만 그의 모든 수법과 취향이 청년 기사들의 시선에 전부 잡혀버린 결과였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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