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영화 잇따른 '참패' 벤처캐피털 `쓴맛'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올들어 한국 영화의 잇따른흥행 실패로 쓴맛을 보고 있다.`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친구'로 이어진 한국 영화의 `대박' 행진이 계속주춤거리면서 최고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자 최근에는 투자대상 선정에 보다 신중을기하는 한편 공연, 음반 등 영화가 아닌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하반기 개봉한 `공동경비구역JSA'에 9억원을 투자, 300%의 수익률을 올린 KTB네트워크[30210]는 이후 `단적비연수', `무사',`복수는 나의 것', `울랄라시스터즈' 등 총 11편(개봉작 기준)에 204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렇다할 실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금까지 개봉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80억원)로 화제를 모았던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 `아유레디'가 극히 저조한 흥행 성적에 그치면서 그간의투자성과도 고스란히 날리는 처지가 됐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극장에 간판만 걸면 흥행하는 분위기였는데 올들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마치 한때 불어닥쳤던 벤처열풍이 가라앉듯 영화 시장에서도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초 개봉한 `쉬리'의 성공으로 영화제작 투자에 대한 분수령 역할을한 산은캐피탈[08270]은 이후 `쉬리'에 버금가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예스터데이'(지난 6월 개봉)에 5억원을 투자했지만 역시 실패라는 지적을 받았다. 무한기술투자도 올들어 `마리이야기', `정글쥬스', `결혼은 미친짓이다', `재밌는 영화', `취화선', `라이터를 켜라' 등 상반기에만 1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으나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2-3편에 그치고 있는 상황.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제작비 규모나 화려한 눈요기 거리보다 작품성을 갖춘 영화를 택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공연, 애니메이션,음반 등 비(非)영화 장르쪽으로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산은캐피탈 윤정식 엔터테인먼트 팀장은 "한국영화 몇편이 큰 수익을 가져다 주자 너도 나도 영화 투자에 나서 결국 제작비만 무한정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며"자금이 풍부하니 작품의 완성도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고 수익구조도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산은캐피탈은 이에따라 영화 한편에 대한 `전액투자'보다는 작품성 있는 여러편에 조금씩 투자하는 `부분투자' 방식을 지향하고 `난타', `오페라의 유령' 등에 투자해 성공한 경험을 바탕삼아 공연 분야로의 투자를 보다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KTB네트워크도 최근 애니메이션 부문에 대한 투자를 시작, 현재 3D 애니메이션인 `아레스' 등 2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부터 영화제작 투자를 시작한 한국기술투자[19550]도 현재 두편의 작품에투자를 하면서 각각 5억원, 2억원의 비교적 적은 액수를 집어넣는 등 신중을 기하고있다. 한국기술투자 서정기 팀장은 "아직까지 국내 영화산업 시장은 창업투자회사들에수익을 가져다 줄만한 구조는 아니라고 본다"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작품성 있는영화에 소규모로 투자해 나간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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