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수지 2분기 더 악화"

매출.순익 줄고 부채 증가… IT업종 심해기업의 매출이 크게 줄고 수익이 격감하면서 지난 2ㆍ4분기 중 기업수지가 1ㆍ4분기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과 미국의 업종별 대표 기업간 수익성에 커다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수익률 차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나빠지는 기업수지와 향후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실적이 지난해 말부터 나빠지기 시작해 최근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2ㆍ4분기 실적은 더욱 나빠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1ㆍ4분기에 기업(상장사 497개 기업)의 순이익률이 하락하고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지난해 1ㆍ4분기 7.6%였던 것이 올 1ㆍ4분기 2.5%로 하락했고 부채비율도 147%이던 것이 올 1ㆍ4분기 157%로 늘어났다. 강원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기업수지 흐름에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채산성 악화로 인한 설비투자가 위축이 앞으로 매출액 부진과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은 거시 경제지표가 아닌 미시적 재무지표를 세밀하게 점검,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구소가 한미 업종별 상위 2개 기업의 재무지표를 가지고 수익성을 비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매출 총이익률은 16.7%로 미국 기업의 27.0%에 비해 10.3%나 차이가 났다. 특히 반도체 업체를 비롯한 IT 업종이 비IT 업종보다 수익률에서 더 많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중에서도 반도체 분야의 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은 미국의 상위 2개사(29.8%)가 한국 기업(5.7%)보다 무려 24.1%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IT 업종에서 수익률이 낮은 것은 산업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라며 "한국 기업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은 사업이 저부가가치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또 수익의 미래성장성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당기순이익)도 미국 기업이 한국에 비해 2.7배 이상의 실적을 내 당기순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면 미국 기업이 5배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별ㆍ업종별로 기업실적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제조업의 상위 5개사가 제조업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상위 5대 기업의 순이익이 전체 흑자기업 이익의 53.8%를 차지했고 순손실 5대 기업은 적자기업 손실의 68.5%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최근 미국 IT 산업 침체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그동안 대규모로 이익을 냈던 업종들마저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축소 위주의 구조조정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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