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2만5,000가구에 매물 고작 95개"

■ 서울경제신문 잠실·신천동 5개 단지 조사<br>'전세 품귀'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보니…<br>세입자 보증금 올라도 대부분 재계약<br>저금리에 집주인들 월세로 전환 늘어



'2만5,000가구 대규모 아파트촌에 전세 매물은 100개가 채 안 되네….' 지난 2008년 대규모 입주가 이뤄진 서울 잠실ㆍ신천동 일대 저밀도지구 재건축 아파트단지. 잠실동 레이크팰리스ㆍ엘스ㆍ트리지움ㆍ리센츠와 신천동 파크리오 등을 합치면 가구 수가 총 2만4,479개에 달해 웬만한 신도시급에 해당한다. 22일 서울경제신문이 이들 5개 아파트단지의 전세 매물을 직접 파악한 결과 매물 수가 다 합쳐 95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가 가장 빨랐던 레이크팰리스의 경우 전체 2,678가구에 전세 매물은 10개 남짓했다. 그나마 대부분 중대형 매물로 중소형 아파트는 거의 없었다. 5,563가구 규모의 리센츠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 지역 새잠실공인의 한 관계자는 공동중개거래망을 통해 단지 내 매물 상황을 파악해 본 후 "단지 전체를 통틀어도 전세 매물은 10개가 안 된다"고 말했다. 트리지움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했다. 3,69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와 있는 전세매물이 5개라고 이 지역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특히 트리지움은 입주 3년차여서 상대적으로 다른 단지에 비해 매물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대원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 당분간 매물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며 "입주 4년차가 되는 내년 8월에야 매물이 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엘스는 다른 단지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었다. 50개 정도의 매물이 나와 있고 여기에는 84㎡형의 중소형 매물도 7개 정도 포함돼 있다. 이 지역 JS공인 이혜영 사장은 "입주 시점이 인근 리센츠보다 2개월 정도 늦다 보니 물량에 아직 여유가 있다"며 "하지만 신학기 수요가 꾸준해 조만간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잠실 4개 단지와 다소 거리가 있는 신천동 파크리오는 총 6,864가구로 잠실 저밀도지구 새 아파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래도 현재 이 단지에 나와 있는 매물은 20개 남짓. 이곳 하나파크리오공인의 한 관계자는 "8~9월 사이 전세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후 올해 말 들어서는 조금 소강 상태"라며 "매물도 늘지 않고 수요자의 발길도 잦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잠실 아파트 단지는 입지에 큰 차이가 없는 탓에 전세 시세도 단지별로 큰 차이가 없다. 109㎡형이 4억5,000만~4억7,000만원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해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파크리오의 경우만 같은 주택형이 4억1,000만원선으로 다른 잠실 단지보다 다소 낮게 형성돼 있다. 이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마저 매물 품귀현상을 빚는 가장 큰 이유는 세입자 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일대 중개업소들은 분석했다. 교육여건이나 교통 등 생활여건이 워낙 잘 갖춰진 곳이다 보니 기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올려주더라도 대부분 재계약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지역 LG공인 박민규 사장은 "전셋값이 입주 당시보다 2배나 뛰었지만 대출을 받아서라도 재계약하는 세입자가 많다"며 "일부 세입자는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서라도 계속 거주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탓에 기존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도 매물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리센츠의 경우 전세 매물은 10개 정도지만 월세 매물은 50개 정도로 다소 여유가 있다. 109㎡형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60만~17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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