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작업이 늦어지면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참석하는 한국 대표단의 모양새가 사납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 민간 및 금융 공기업 CEO가 대표단으로 참석하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 CEO가 퇴임 대상자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ADB 총회를 고려해 그 전에 금융 공기업 재신임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ADB 대표단에는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이 포함돼 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빠졌다. 산업은행은 김 총재 대신 임원이 참석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를 비롯,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교체가 유력시되고,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재신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 공기업 CEO로 한국을 대표해 참석하지만 귀국 후 곧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이런 사정을 다른 나라 대표단도 알고 있어 우리 대표단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과 관련, 청와대는 이 문제를 공직 기강 확립 차원에서 민정수석실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총재 후보로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고,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는 박해춘 현 우리은행장의 승진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