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선주자 반기문' 세미나 연 친박

하필 박근혜 대통령 국회 방문한 날에…

개헌론 덮으려는 박근혜 대통령의지에 찬물

'도넘은 김무성 견제구' 분석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내 정치에 뜻이 없음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설왕설래는 계속되고 있다. 반 총장이 지난 9월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29일 새누리당 내 친박 의원들이 '대선 후보 반기문'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본 2017년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2015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를 방문한 날 새누리당에서 차기 대선주자인 '반기문'을 거론해 관심이 집중됐다.

강연자로 나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반 총장이 올라선 것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거론해 질문한 데 따른 집중효과"라고 설명했다. 즉 질문 문항이 '반 사무총장이 대선에 나올 경우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는 것. 차기 대선주자로서 반 총장의 지지율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대전·충청 지역을 제외하고 영호남에서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월19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대전·충청 지역에서 22.3% 지지율을 얻은 반면 부산·울산·경남에서 16.5%, 대구·경북 지역에서 16.1% , 광주·전남에서 9.3%, 광주 남에서 11.0%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따라 차기 대권 판도가 흔들리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반 총장이 출마할 경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지율 중 41.4%가 반 총장에게 가는 등 여당 후보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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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 총장의 출마가 개헌 이슈와 겹칠 경우 2017년도 차기 대선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러닝메이트 성격의 김 대표가 말했던 개헌 방식(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이 도입된다면 반기문 대통령-김무성 총리가 되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주제가 논의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헌 블랙홀'을 언급하며 정치권의 개헌론을 덮고자 하는 박 대통령의 의지를 '친정'에서 거스른 꼴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김 대표에 대한 견제구라고 보기에는 과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포럼에 참석한 몇몇 의원들은 이날 세미나 주제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 자리가 반기문에 초점이 맞춰져서 부적절했다"면서 "더 이상 정치권, 특히 새누리당에서 반기문을 거론 안 하는 게 반 총장 본인과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는 대표적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유기준·정우택·홍문종·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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