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난공불락 18번홀' 톱랭커들도 와르르

싱·엘스등 '블루몬스터'에 발목잡혀 선두 반납… 출전선수 절반이상 타수 잃어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 68명이 파4홀에서 낸 평균 스코어가 4.647타.' 출전 선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명이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강호들에게 치욕스러운 스코어를 안긴 건 악명 높은 '블루 몬스터'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중 가장 어렵다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골프장 블루TPC 18번홀(파4ㆍ467야드)에서 선수들은 곤욕을 치렀다.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로버트 앨런비(호주) 등은 12일(한국시간)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이 홀에 발목을 잡히며 줄줄이 선두 자리를 반납해야 했다. 18번홀은 왼쪽에 호수, 오른쪽에는 깊은 러프로 구성됐고 페어웨이는 가장 좁은 곳의 폭이 25야드에 불과하다. 쉽지 않은 홀인데다 이날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강자들이 잇달아 고개를 떨궜다. 하루 동안 무려 18개의 볼이 호수에 빠졌다. 지난 2008년 페덱스컵 정상에 올랐던 싱은 17번홀까지 6타나 줄이며 2년 만의 PGA투어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18번홀에서 발목을 잡혔다. 티샷을 왼쪽 호수에 빠뜨렸고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은 워터해저드를 너무 의식해 오른쪽 러프로 날려보냈다. 결국 더블보기로 홀 아웃하며 공동2위(4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엘스도 18번홀은 유쾌하지 않았다. 왼쪽에 자리 잡은 호수를 피해 오른쪽으로 티샷을 날렸는데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못 미치며 물에 빠졌고 결국 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엘스 역시 4언더파 68타로 공동2위에 자리했다. 앨런비는 18번홀을 마쳤을 때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12번홀까지 버디 6개, 이글 1개로 무려 8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15ㆍ16ㆍ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3타를 잃었지만 마무리만 잘하면 공동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1타를 잃어 결국 공동2위로 내려앉았다. 디펜딩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18번홀에서 워터해저드를 피하려다 3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1타를 잃었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호수를 의식해 세컨드 샷을 길게 쳤다가 그린을 넘겨 관중석 부근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기도 했다. 양용은(38)과 나상욱(27ㆍ타이틀리스트)도 '블루 몬스터'를 쉽게 넘기지 못했다. 둘은 나란히 세컨드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기록했다. 양용은은 공동 36위(1오버파), 나상욱은 공동 64위(6오버파)에 그쳤다. 출전자 중 유일하게 보기 없이 5타를 줄인 찰 슈워젤(남아공)이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18번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정확한 샷 감을 보인 앤서니 김(25)은 미켈슨 등과 더불어 공동 17위(1언더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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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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