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외국인 직접투자는 되레 뒷걸음



글로벌 핫머니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아시아 국가들로 과도하게 몰려들고 있는 반면, 정작 경제성장의 기반이 될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은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산하 조사기관인 fDi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발생한 ‘그린필드(Greenfield)’형 FDI가 지난 2009년 4,402건에서 지난해 4,136건으로 6%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린필드형 FDI란 해외 자본이 현지에 직접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투자방식으로 기존 기업의 인수합병(M&A)와 달리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큰 투자 형태다. 아ㆍ태지역에서 이 같은 형태의 신규 FDI는 지난 2008년 5,261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난 2009년에는 전년대비 16%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평균 8.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금융위기 이후 ‘V’자형 회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역 국가들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는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해외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추세와도 상반되는 것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아시아로 쏠리는 글로벌 자금이 고용창출 등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는 투자자금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감만 고조시키는 투기적 핫머니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신흥국으로 몰려드는 핫머니 때문에 올 들어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이 2,410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9년 초 이후 작년 3ㆍ4분기까지 신흥국가들의 외환보유 증가액은 1조2,0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글로벌 핫머니가 아시아 국가들로 과도하게 몰려들면서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 정부는 핫머니 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규제 수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반면 FDI 자금은 당초 기대와 달리 아시아 국가에서 이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09년 아시아 지역으로의 직접투자(M&A 포함) 자금 유입이 “이미 반등하기 시작해 앞으로도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년도 FDI 흐름을 가장 먼저 발표하는 fDi 인텔리전스의 속보치는 중국, 호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과 비교해도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비나신 사태 등 경제난이 한창인 베트남의 경우 2009년 256건에서 지난해 173건으로FDI 건수가 32%나 급감했으며, 정국 불안에 시달리는 태국에 대한 FDI도 276건에서 209건으로 감소했다. 필리핀의 경우 전년대비 21건 줄어들어 지난해에 100건을 밑돌았다. 반면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년보다 147건 늘어난 1,314건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자원부국인 호주에 대한 투자도 66건이 늘어난 320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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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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