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경기도 안산 경기테크노파크에 위치한 하이소닉 회의실에서는 회사 측에서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 신(新)공장의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프레젠테이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회의실 가운데에 앉은 류재욱(사진) 하이소닉 대표는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옆자리 임원과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이윽고 회의장을 갓 나온 류 대표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당장 다음달부터 필리핀 신공장 건설을 시작한다"며 "하이소닉 내년 매출을 50% 이상 올려줄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이소닉은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모바일 기기용 카메라 자동초점(AF)액추에이터(구동장치) 전문기업이다. AF액추에이터는 카메라 내에서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 사진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장치로 고급 휴대폰에 주로 채택된다. 하이소닉의 AF액추에이터는 삼성과 LGㆍ팬텍ㆍ소니에릭슨 등 다양한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에 들어가고 있다. 류 대표는 "주문이 밀려들다 보니 생산량이 다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임대한 공장 외에 새 공장을 더 빌릴 생각을 하다 아예 규모를 크게 잡아 새로 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이소닉의 신공장은 건설사를 결정하는 대로 내년 1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해 내년 3ㆍ4분기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이소닉은 AF액추에이터 생산량이 월간 기준 400만개에서 약 1,000만개 이상으로 대폭 증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최대 130억원)은 현재 하이소닉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하이소닉은 내년 생산량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 외에 손떨림 방지(OIS) AF액추에이터 출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류 대표는 "지금 출시된 휴대폰 카메라의 손떨림 방지 기능은 모두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로 살짝 흉내를 내는 정도"라며 "하드웨어를 활용한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장착되면 휴대폰으로도 훨씬 고급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직접 접촉 없더라도 인식장치 앞에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3차원(3D) 모션 인식 장치와 햅틱(진동 액추에이터로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 장치 등도 하이소닉의 신성장동력 후보군으로 개발 중이다. 류 대표는 "경쟁사들이 계속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하이소닉의 기술력과 효율적인 원가관리 시스템을 쉽게 따라오지 못한다"며 "OIS AF액추에이터가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만 한다면 2015년 매출액 3,000억원 돌파도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이소닉의 주가는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1만3,000원)의 4분의1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삼성전자 갤럭시S2 800만화소급 모델에 경쟁사 제품이 들어간데다 달러화 결제방식 채택으로 올해 달러 약세 영향을 크게 받아 주가도 부진했다"며 "신공장과 신제품 출시로 내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주가도 바닥권에서 벗어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