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수입산 쇠고기 전문점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우 고기가 1인분에 9,500원인 가격파괴형 한우구이 전문 고깃집마저 등장했다. 이는 중간 유통마진을 뺀 도매가격으로 일반 시중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본떼 그룹은 유통과정의 거품을 제거하고 저가에 고품질의 한우를 판매한다는 모토 아래 지난 4월 한우구이 전문 브랜드인 ‘지고타’(지금 고기가 타고 있어요) 용산점과 수서점을 잇달아 오픈했다. 또 조만간 3호점인 성수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지고타의 주 메뉴는 한우모듬과 한우스페셜, 한우불고기, 한우사시미, 한우육회 등 다섯가지로, 각각의 가격은 ‘가격 파괴’로 불릴 만큼 매우 저렴하게 책정됐다.
우선 등심과 차돌 등 한우의 여러 부위를 맛볼 수 있는 한우모듬은 1인분(160g)에 9,500원이며, 생갈비 등 한우의 특수부위인 스페셜은 1인분(200g)에 2만원이다. 또 한우불고기는 7,000원(200g)으로 가장 싸며, 한우사시미와 한우육회는 각각 1만원(150g), 1만5,000원(160g)이다.
이 같은 가격은 시중의 웬만한 한우고깃집에서 판매하는 등심이나 생갈비의 경우 3만원 후반대에서 5만원 초반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가격대다. 심지어 정육식당 같은 기존 저가형 한우전문점과 비교해도 육회나 사시미는 두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단계 단계마다 끼어있는 유통거품을 과감하게 생략했기 때문에 값싸게 한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쇠고기는 농가에서 지역농협-도축장-가공공장-중간도매업자-도매업자 및 대형마트-소매업자 및 정육점 등의 7~8단계 유통과정을 거치며 40% 이상의 유통마진이 발생해 산지 농가의 한우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된다.
반면 지고타 한우는 본사 구매팀에서 직접 농가에서 질좋은 한우를 구입해 본사 도축장 및 가공공장을 통해 매장으로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지니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본떼 그룹의 홍모세 사장은 “지고타는 한우농장을 직영하고 토종한우를 직접 수매해 도축하는 산지 업체와 업무제휴를 맺고 있어 도축을 제외한 별도의 유통과정 없이 한우를 산지에서 직접 공급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유통의 효율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제품의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사장은 또 지고타의 한우는 부위별로 진공 소포장돼 배송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한우전문점에서 쇠고기를 전담하는 육주방장에 대한 고인건비가 절약되고, 불필요하게 많은 가짓수의 반찬을 줄이는 것은 물론 김치, 냉면 등 대부분의 부메뉴와 밑반찬들이 본사로부터 공급돼 매입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서 기대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값이 워낙 싸다 보니 한우가 맞는 지 의심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한우협회에 DNA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한우가 아니라는 증거를 밝히는 사람에게는 10억원을 주겠다는 문구까지 광고 전단에 적어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