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근방서 가치주 매력 상실 가능성올해는 자동차 업체들이 대단한 약진을 보인 한 해 였다. 미국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설비 가동률이 증가했고 원화에 대한 달러 강세로 수출 채산성도 좋아졌다.
한편 수출 차종이 소형승용차에서 탈피하여 중대형승용차 및 레저용차량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더욱 높아졌다.
미국에서의 성공이 올해 자동차 업체들의 약진을 견인한 셈이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98년 0.4%에서 99년 0.9%, 2000년 1.4%로 상승했고 지금은 2.3%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서유럽 등 다른 시장이 미국을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 저소득,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수요가 고급대형차에서 한국업체들의 수출 차종인 저가소형차로 이동하고 있다.
S&P 산하 자동차 수요 전문 예측 기관인 DRI에서는 지난 테러 후 올해 미국 자동차 수요를 1,660만대에서 1,620만대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9월~12월 미국 자동차 수요를 7.6%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의 수출 차종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예측기관인JD power도 현대차를 2002년 미국에서 판매증가율이 가장 높을 업체로 지목한 바 있다.
서유럽에서도 2002년 하반기 리터카(1300cc급 소형차, 서유럽 시장의 24.2%를 차지)시장에 진출하고 올해 엔진 부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디젤승용차(서유럽 시장의 37% 차지)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점유율 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다.
내수시장도 소비심리 회복을 아직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월드컵 특수, 특소세 인하 등이 자동차 수요를 안정시켜 줄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서 올해만큼의 약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년도 내수는 수요진작책에 힘입어 올해보다 6.3% 증가할 예상이나 수출은 4.7%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서유럽에서 리터카 시장을 개척하겠지만 올해 미국에서 재미봤던 레저용 차량 만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들도 성장주라기보다는 가치주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자동차를 둘러싸고 있었던 불안요인들 때문에 과매도됐던 부분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고 주가가 적정수준에 근접할수록 가치주로서의 매력은 상실해 갈 것이다.
종합지수 600근방에서 현대차의 경우 27,500원, 기아차의 경우 10,900원이면 가치주로서의 매력은 상당부분 소멸된다. 단 다임러 및 미쓰비시와의 새로운 제휴가 가시화될 경우 성장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
김학주 현대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