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 몸소 실천/그룹 분위기 활기/주력사업 발굴 과제로두산그룹의 박용오 회장체제가 13일 출범 1백일을 맞았다.
지난해 12월4일 「도전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정식 출발한 박회장 체제는 지난 1백일동안 국내 최고기업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박회장은 두산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안이하고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전계열사 1백여개 사업장을 평일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사원들의 개인적이고 사소한 의견까지 듣는 「현장경영」을 실천해왔다.
이 결과, 지난 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활기를 되찾는 등 「신바람 나는 조직」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또 「도전경영」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사장단 인사와 선양주조 인수를 발표하는 등 「두산이 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는 전략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아울러 지난 2년동안 적자로 허덕이던 두산의 실적을 흑자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계열사를 성장(매출액) 보다는 이익중심의 구조로 재편, 올해 2천억원의 흑자를 만들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우선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인사개혁 등의 노력이 아직 미흡하는 평가다. 또 「두산그룹이 쇠퇴해가고 있다」는 인식을 바꾸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라는 지적과 함께 두산의 미래를 이끌고 갈 뚜렷한 사업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경련 및 경총 부회장으로 새로 선임되는 등 재계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회장의 모습은 보수적인 두산을 혁신하는데 일단 성공적인 모티브를 제공했지만 넘어야할 산은 아직도 많은 상태다.<김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