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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라터의 지원을 받았거나 블라터 덕에 자리를 차지한 분들은 선거 출마를 자제하는 게 순리입니다."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정몽준(64)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 부회장은 회장직 출마를 부인하지 않았다. "출마 가능성이 51%인지 49%인지는 조만간 얘기하겠다"고 했다. 비리에 얽힌 블라터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을 살펴본 뒤 출마를 선언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출마에 대해서는 긍정의 뉘앙스를 흘리면서도 확답을 미뤘지만 블라터에 대한 비판에는 거침이 없었다.
부패 스캔들의 핵심으로 지목돼 사퇴한 블라터에 대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부회장으로 16년간 일했던 나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한 정 명예 부회장은 블라터가 12월까지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업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개혁 대상이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자금 결제나 선거관리위원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블라터가 회장직에 머물며 차기 회장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정 명예 부회장은 블라터가 차기 회장으로 점찍었다는 소문이 도는 제롬 발크 사무총장도 언급하며 "발크도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블라터와 발크가 선거관리를 한다든지 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블라터 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추후 당선을 위한 사전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자신이 오랫동안 블라터의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로서 FIFA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후보임을 일찍부터 호소하려는 것일 수 있다.
FIFA 회장에 당선되려면 1차 투표에서 209개 회원국 대표자로부터 3분의2 이상 표를 얻어야 한다. 1차 투표가 부결되면 2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야 한다.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부정 의혹이 있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카타르)를 재선정할 경우 한국이 도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에 대해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FIFA는 그동안 개최지를 재선정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려가 많지만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