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기대반 우려반

참여정부이후 벌써 4번째 '선진화방안' <br>옥외음식점 허용등 신선…근본 대책으로는 역부족<br>교육등 공공성훼손 우려…야당·시민단체 반발 예상


이명박 정부가 28일 내놓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은 참여정부 시절 3차례 대책을 감안하면 4번째로 나온 것이다. 그만큼 서비스업 육성은 단기적으로 경상수지 개선, 일자리 창출 등은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라도 시급한 과제이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과거 숱한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고 다른 묘책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정부는 외국인학교의 학력 인정, 골프장 이용료 인하 등 일부 진전된 내용을 제외하면 과거 발표했던 내용을 재탕삼탕했다. 더구나 교육ㆍ의료 분야의 공공성 훼손을 우려한 야당ㆍ시민단체의 반발도 예상돼 앞으로 법안 개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발등의 불’ 서비스산업 육성=현재 취약한 서비스산업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상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서비스 수지 적자, 질 낮은 일자리 등 경제 기여도는 크게 낮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제조업이 지난 1995년 27.6%에서 지난해 27.9%로 제자리걸음인 반면 서비스업은 51.8%에서 57.6%로 높아졌다. 하지만 서비스산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3만3,200달러(2003년)로 제조업의 5만1,300달러보다 크게 낮고 미국(7만1,100달러), 프랑스(6만4,500달러) 등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국내 서비스업은 성장잠재력이 높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기반서비스의 비중이 낮고 도소매ㆍ음식숙박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부분에 고용이 집중돼 있다. ◇일부 교육ㆍ관광 대책은 긍정적=정부는 이날 영어 연수와 골프관광 등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수요를 국내로 돌리는 대책을 내놓았다. 외국인 학교와 외국 교육기관을 활성화하고 국내 영어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지방 골프장에 대한 세금부담도 완화해주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교육과 관광ㆍ의료 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경우 서비스 수지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은 서비스수지의 적자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고 오는 9월께 2단계 대책에서는 서비스산업의 규제 합리화, 연말 3단계 대책에서는 서비스산업을 성장동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재효 한국관광호텔업협회 대리는 “이번 대책에서 외국인 객실 사용분에 대한 영세율 적용이 상시 조항이 아니라 1년 더 연장된 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옥외음식점 영업허용, 중소호텔 외국인 고용 확대 등 협회 주장을 반영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근본 대책으로는 역부족=하지만 정부의 추가 대책이 예정된 데서 보듯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는 쉽지 않은 과제다.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11개 항목 중 여행수지와 사업서비스수지, 특허권 등 사용료수지, 컴퓨터 및 정보서비스수지, 문화ㆍ오락 등 개인서비스 부문 수지, 보험서비스수지, 통신서비스수지 등 7개 부문이 만성적자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서비스업 개선 대책이 정부 부처나 정치권ㆍ시민단체 간 뜨거운 감자라는 점도 문제다. 가령 외국인학교 규제 완화만 놓고 봐도 계층 간 교육 불평등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현 서울대 교수(철학과)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처럼 교육을 통해 돈을 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국내 대학 재정에 대한 규제는 없애지 않으면서 외국 교육기관의 투자 이익에 대한 과실 송금을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교육현실에 비춰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새 개선과제를 발굴하기보다 기존 과제의 시행 및 문제점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조정 문제가 걸려 있다”며 “의료ㆍ법률ㆍ교육 등의 부문에서 개방과 혁신 등을 추진하려면 조정의 리더십과 정치적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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