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성천 디자인협회장 "디자인, 중견기업 '점프업'에 필수"

내수 불황 타계 위해선 토종 디자인 수출 나서야<br>예산확대·표준약관 제정 등 정부, 업계 보호·육성필요


기업이 한단계 발전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경영 개선과 설비 투자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디자인'을 떠올리는 기업인은 아직 드물다. 국내 디자인 전문기업이 그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불황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근 기자와 만난 김성천(사진·48) 한국디자인기업협회장은 "중소,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점프업'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에 기반을 둔 기업이 시장에서 성장하는데 있어서 처음에는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이 필요하지만, 이후 시장이 포화됐을때 살아남는 것은 뛰어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된 기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디자인을 별도의 '비용'으로 보고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디자인=비용'이라는 인식 때문에 불황 때 가장 먼저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야가 바로 디자인이기도 하다. 덕분에 연초부터 지독한 업황 악화를 겪고 있는 요즘 디자인 관련 회사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그만큼 우수 디자인을 적용한 대기업 제품에도 밀리고 최근 무섭게 디자인 역량을 끌어올린 중국 기업들에도 결정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영의 우선순위를 '디자인'에 두고, 디자인 전문회사들과의 협업에 뛰어드는 CEO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디자인기업협회는 지난 1994년 국내 디자인 전문기업의 권익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사단법인으로, 서울을 포함해 인천과 대전 등 6곳의 지회를 통해 현재 270여 전문회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제8대 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 최고의 BI 및 CI 전문기업인 시디알어소시에이츠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내수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토종 디자인기업을 키우려는 업계와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중국이 1차 목표다. 김 회장은 "광저우 소재 거대 가전회사의 경우 12개의 디자인 파트 가운데 총 9곳을 한국인력이 책임지고 있을 만큼 국내 디자인 역량은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디자인이라는 서비스 수출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이 국내 인력과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위한 거점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한·미FTA 체결 이후 정부가 보인 미흡한 대응도 꼬집었다. 김 회장은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국내 디자인 기업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나 지원책 등에 대한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현상을 점검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김 회장은 "약자와 소수자를 고려한 유니버셜 디자인처럼 최근 디자인의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그 만큼 디자인 업계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디자인 업계 진흥을 위한 예산 확대를 이끌어내고, 디자인 상거래 상에서 발생하는 피해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신고 센터 운영과 표준약관 제정 등을 통해 업계를 보호하는데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디자인 산업의 권익을 높이는 것은 곧 우리나라 산업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직결된다"는 그는 "인식과 제도 양쪽에서 디자인 산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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