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지분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IC의 지분투자는 연 9%의 배당을 받는 의무전환우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의무전환우선주는 2년9개월이 되는 시점에 보통주로 전환되며 전환 이후 KIC는 메릴린치 지분을 3% 이상 보유하게 된다.
KIC측은 “지난해말 재정경제부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산 위탁을 약속받은 뒤 신규 투자기회를 모색하다 메릴린치와 접촉해 이번 투자를 성사시켰다”면서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2~3년간은 9%의 안정적 배당을 받고 이후 미국 주택금융시장이 안정된 이후에는 보통주로 전환해 주가상승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C는 이번 투자로 그동안 선진국 채권과 상장주식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KIC 관계자는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산관리나 주식거래 등 다른 부분의 영업기반이 튼튼하고 영업력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번 부실자산의 상각과 자본확충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종래의 수익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