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선정이유

이상엽교수는 'R형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이란 이름은 하이드록실기(-OH)와 카르복실기(-COOH)라는 화합물을 만들기 쉬운 기능기를 두 개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R형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은 항생제ㆍ비타민ㆍ향료 등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제품 합성에 필수적인 물질. 특히 페니실린을 대체할 항생물질로 주목을 받으면서 연간 시장규모가 6~7억 달러에 달하는 '카바페넴계 항생물질(carbapenems)'도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으로 만들어진다. 이 교수의 연구가 의미가 있는 것은 종전의 화학합성에 의한 제조법으로는 불가능했던 100% 순수한 상태의 R형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을 만들 수 있다는 것. 화학합성으로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을 만들면 화학식은 똑같지만 성질이 전혀 다른 물질이 절반씩 만들어진다. 기능기의 위치가 정 반대인 R형(오른쪽)과 S형(왼쪽)이 50%씩 똑같이 나온다. R형과 S형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에 비쳐보면 같지만 성질은 전혀 다르다. 이 중 R형만이 쓸모가 있다. S형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유해하기도 하다. 때문에 화학적 방법으로 만들어진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으로 항생제를 만들었을 R형뿐만 아니라 S형도 함께 먹으면 R형만 먹었을 때보다 약효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몸을 해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광학적으로 순수한 R형 하이드록시 카르복실산만을 얻을 수 있다. 이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정밀화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크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효능이 우수한 항생제를 개발할 경우 연간 수십 조원의 시장도 창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현재 이 기술로 국내특허 등록과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전세계 22개국에 특허출원 중에 있다. 또 카이로바이오라는 실험실 벤처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화 및 기술 라이센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98년 1회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으며 미국 정보과학연구소(ISI)가 매년 선정하는 다수 인용 우수논문 발표자에 2년 연속 뽑히는 등 30대에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세계 선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심사의원 ▦박승덕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구본국 삼성전자 기술총괄고문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소 소장 ▦김진동 서울경제신문사 주필 ▦김충섭 한국화학연구소 소장 ▦남수우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교수 ▦박호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이문기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손장열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여종기 LG화학기술연구원 원장 ▦이준승 이화여자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정명세 ㈜덕인회장 ▦정재명 서울대학교 수학과 교수 ▦채재우 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최재익 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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