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물연대 파업/산업계 피해확산] 화학업체 수천억대 수출 차질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총파업에 따른 산업계 피해는 국가 기간산업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수준이다. 이번 사태로 화학업체들은 이미 수천억대의 수출 차질을 빚었으며 전자ㆍ섬유ㆍ해운ㆍ타이어 등 대부분의 산업이 파업 영향권에 노출돼 있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자동차ㆍ조선ㆍ건설 등으로 피해 범위가 확산되는 것은 물론 상당수 업종이 공장 가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위기다. 특히 내수 침체, 사스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핵심원자재 수입 및 수출 선적이 막히면서 줄도산이 우려된다. ◇전자= 삼성ㆍ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업체들은 제품 수출뿐 아니라 자재 수입이 끊기면서 일부 업종은 2~3일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삼성전자 광주 사업장의 경우 13일 예정된 특근을 취소한 데 이어 토요일 특근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하루 평균 선적 규모가 창원의 경우 컨테이너 300~400개, 구미는 100~150개, 평택은 20개에 달하나 수출 물량의 90%를 소화하는 부산항이 마비되면서 미작업 물량이 70~80%에 이르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컨테이너 220개 중 150대가 묶이면서 누적 피해액이 48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용인 에어컨 공장의 경우 16일 이후에는 조업중단이 불가피한 상태다. ◇자동차ㆍ타이어= 자동차 업체들도 당장은 수출 차질이 없지만 사태 장기화 때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울산의 전용부두를 이용하기 때문에 아직 수출에 별다른 차질은 없지만 조업 중단이 계속될 경우 부품 수입문제로 인해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기아차도 수입 부품 중 1주일 분량의 비축 물량 밖에 없어 부품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차종의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며 르노삼성차도 이번주안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품 조달문제로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타이어는 부산물류센터 하역 중단으로 하루에 컨테이너 60개 중 10~15개밖에 선적하고 못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는 지난 10일부터 컨테이너 작업이 중단됐다. ◇화학= 주요 생산제품의 절반 가량을 수출하는 화학업계는 부산ㆍ광양항을 통한 수출입 비중이 커 피해가 심각하다. LG화학은 지금까지 250TEU의 선적이 지연돼 5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오는 17일까지 파업이 계속되면 500TEU(100억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울산항(수출 비중 19%)과 대산항(11%) 등의 수출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여서 지금까지 업계 전체 피해액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컨테이너를 통해 운반할 수 밖에 없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수출비중이 19.3%로 가장 커 물류중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섬유ㆍ의류= 원자재 공급과 제품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마저 검토 중이다. 동국무역의 경우 수출품 선적 지연으로 하루 200만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재고 누적으로 공장 가동을 최소화한 상태다. 효성과 코오롱 등도 수출 납기 지연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아상역 관계자는 “베트남ㆍ사이판 등 동남아 지역 생산 현장에 원자재 발송이 막히면서 공장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ㆍ중공업ㆍ해운= 부품의 국산화가 상당부분 이뤄져 있어 아직까지 큰 차질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역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부산항을 통해 수입 기자재를 들여와 육로로 운송하는데 파업이 길어지면 일부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해운업체의 경우 피해가 큰 상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수출량이 평소 부산항에서 적재했던 화물 500~700 TEU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주말까지 파업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해외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경영난을 겪고 있던 중소업체의 경우 이번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부산항을 통해 부품을 수입하고 있어 향후 피해규모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태세다. 오일리스 베어링 제조업체인 인천 남동공단의 루보 관계자는 “금형부품을 수입하지 못해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이외에 반제품을 들여 가공하는 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부산 녹산공단 관계자는 “공단내 업체들은 중국에서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 후 완제품을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제품 수급이 끊겨 생산기일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소 조선기자재ㆍ양식기ㆍ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선박엔진 부품을 생산해 20% 가량 일본에 수출하는 B사 관계자는 “총파업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제품을 생산하고도 수출기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기업이미지가 떨어지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부ㆍ성장기업부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