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使, 勞勞갈등 해소 앞장… 勞도 공동교섭 화답 '임단협 술술'

[복수노조 도입 100일] <1> 성공 사업장 가보니 <br>노노 대립하던 '신안여객', 使 자발적 투명 협상 노력에 勞도 창구 단일화 머리맞대<br>50여일만에 무파업 마무리

신안여객 사업장 전경. 신안여객은 사측이 과반 노조 외에 나머지 노조에도 경영정보를 제공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나서 타결을 볼 수 있었다. /사진제공=신안여객

지난 7월1일 복수노조 제도가 전격 시행된 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중심으로 이뤄져온 노동운동에 획기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복수노조 도입 후 일부 사업장에서는 기존 정치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이 아닌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가 잇따르고 있고 심지어 이른바 '어용노조'가 노사관계의 기본 틀을 흔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는 8일 복수노조 도입 100일을 앞두고 복수노조의 정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점검해봤다. "이번 노사협약 조인식을 계기로 노조원 권익보호는 물론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쪽 노조가 머리를 맞댈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시 대잠동에 위치한 신안여객에서는 올 노사협약 조인식이 열렸다. 8월8일 교섭을 시작한 지 약 40여일 만의 일이다. 두 개 노조가 존재하는 회사의 노사협상치고는 비교적 빨리 교섭이 마무리된 셈이다. 손재헌 신안여객 사장은 "교섭과정에서 일부 난관도 있었지만 양쪽 노조 모두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노사교섭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경북 포항 지역 버스 운송을 독점하는 신안여객은 복수노조 시행에 맞춰 7월1일 기존 신안여객노동조합(1노조)을 탈퇴한 178명의 조합원들이 '신안여객운수노동조합(2노조)'을 결성했다. 기존 노조에는 과반수가 조금 넘는 198명이 남았다. 새 노조 설립 초기에는 노노 간 갈등이 적잖이 표출됐다. 새 노조는 선명성 과시를 위해 상당 기간 태업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새 노조는 200대에 달하는 버스의 요금함을 기사들이 운전을 마친 뒤 수거하는 작업을 중단했다. 또 기사들이 해오던 LNG버스의 충전도 거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사 간 올 임금협상이 시작됐다. 현행 노조법에는 노조 간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되지 않으면 노조원 과반수 노조가 교섭대표가 된다. 2노조가 노사 간 교섭에서 사실상 배제될 상황에 처하자 불만을 태업으로 표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노사협상은 더디기만 했다. 설령 잠정 타결안을 도출하더라도 조합원 수가 엇비슷한 상황에서 찬반투표 통과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이 같은 노노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회사가 나섰다. 회사 측은 2노조원들이 거부한 요금함 회수작업을 직접 하고 버스 충전도 일부 대형 면허를 가진 회사 간부들이 하도록 했다. 여기다 회사의 경영자료 등 일체를 두 노조 모두에 일일이 공개하는 등 투명협상에 매진했다. 대표노조와 교섭을 벌이면 되는 상황이지만 회사로서는 두 개의 노조를 아우르는 협상을 택한 셈이다. 30년간 노무업무를 담당해온 정효종 신안여객 이사는 "사측이 자발적으로 나서자 노조도 이에 감복해 협상이 탄력을 받았다"며 "결과적으로 1노조의 교섭에 비토를 놓던 2노조도 1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흐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 노조원들은 이번 노사협상을 통해 "복수노조의 단체교섭은 각 노조의 의견을 수용한 공동교섭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이 회사의 두 개 노조도 이번 교섭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로 갈등을 겪은 뒤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 1노조의 손종수 위원장은 "복수노조하에서는 각 노조의 조합원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선명성 경쟁 등 노노갈등이 필연적"이라며 "하지만 각 노조가 조합원에게 감동을 주는 긍정적인 노조활동을 전개해나간다면 이 같은 갈등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복수노조의 탄생으로 군소 노조의 노조원들은 적은 조합비 탓에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동반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상호 안정화 방안을 찾는 것만이 복수노조의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석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근로감독관은 "신안여객은 심각한 노노갈등 속에 노조가 갈라져 복수노조가 탄생했지만 회사와 노조의 공동 노력으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루고 무파업 협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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