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고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태원 회장이 상속재산 분배와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김원홍 전 고문을 통해 선물·옵션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450억원을 송금 받은 것은 최 회장 형제와 관계없이 김 전 대표와 개인 금전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김원홍 전 고문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또 "가족들이 최 회장을 경영자 대표로 추대해 최 회장이 가족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 대신 다른 부분에서 형제들을 챙겨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김 전 고문이 1998년 최 회장에게 120억원을 투자 받아 1년여 만에 1,500억원으로 불렸고 최 회장이 그 돈을 상속세 문제를 해결한 후부터 김 전 고문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형제와 김준홍 전 대표 등은 SK텔레콤 등에서 베넥스 펀드에 출자한 자금 중 465억원을 빼돌려 김 전 고문에 송금하는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최 회장은 1·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상고한 상태며 김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3년6월,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김 전 고문은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가 중지됐다가 대만에서 체포된 후 국내 송환돼 횡령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