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분기 GDP 6·4% 성장에 담긴 뜻

◎예상밖 높은 성장 “일시 현상”/유화 등 설비투자 확대 힘 입어/민간소비 지출은 크게 위축세한은이 28일 발표한 지난 3·4분기 GDP성장률 6·4%는 전분기에 비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예상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분기중 생산과 지출측면에서의 부문별 성장구조를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먼저 생산면에서는 성장을 주도한 업종은 서비스업중에서 통신업(전년동기대비 18·8%), 건설업중의 정부건설(10·0%)·전기가스수도사업(9·2%), 제조업중의 중화학공업(10·5%) 등이었다. 생산자제품 재고가 분기중 3천5백24억원이나 증가한 가운데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중화학공업중에서도 비금속광물이 11·4%, 수송장비가 16·0%, 전기전자가 13·7%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금속광물의 경우에는 시멘트산업의 계절적인 요인(동절기를 앞둔 공사발주등)에 의해 높아졌고 전기전자업종은 비록 높게 나타났지만 지난해 3·4분기 이후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추세에 있으며 수송장비도 추세상 증가로 보기 힘들어 구조적인 생산증가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이나 정부건설도 산업구조상 투자활성화에 따른 성장세라기보다는 재정운용상의 변수적 성격이 강해 이들 성장주도업종의 높은 성장률이 지속성을 가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출측면에서는 GDP에의 기여율이 50%를 상회하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93년 3·4분기의 5·8%이후 가장 낮은 6·0%로 떨어진 반면 설비투자가 전분기의 3·5%에서 3·4분기에는 8·7%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주로 기계류 설비투자의 증가(13·8%)에 힘입은 것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해왔던 석유화학업종의 마무리 설비투자에 따른 것이라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품수출은 물량기준으로 8·3% 증가해 일정부분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출측면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민간소비지출이 크게 위축된데다 설비투자도 향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성장세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3·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중 하나는 경기순환주기상 경기저점과 관련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3·4분기 성장률을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도록 한 요인이 해소될 때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4분기 GDP성장률이 발표될 당시 민간연구소들은 3·4분기 성장률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5%대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을 근거로 연구소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률이 둔화된 후 하반기부터는 경기회복국면으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3·4분기에서처럼 성장률 둔화가 완만하게 이루어질 경우 경기저점의 도래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점차 제기되고 있다. 팽동준 한은 조사2부장이 『과거에는 성장률이 3∼4%까지 떨어진 후 경기회복국면으로 진입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이번 국면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한마디로 경기하강국면이 내년중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번 3·4분기중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게 경제기조적인 것보다는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측면이 강하다는 면에서 이같은 일시적 요인이 제거될 경우 성장률이 급락할 수도 있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생산이나 지출측면에서 그나마 견조한 성장세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해준 요인들이 지속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생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외생적인 요인에 의해 수출이 획기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는 심한 침체국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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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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