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칠레광부, “내 쪽지 돌려주시오”

호세 오에다씨가 쓴 쪽지“33명 우리는 잘 있다”정부와 소유권 갈등

지난해 매몰된 광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33명의 광부 중 한 명이 당시 자신이 쓴 쪽지를 돌려달라고 칠레 정부에 요청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쪽지에는 빨간색 글씨로 “대피처에 33명 우리는 잘 있다”라는 스페인어가 적혀 있다. 이 쪽지는 구출된 33명의 광부 중 한 명인 호세 오에다(Jose Ojeda)씨가 쓴 것으로 광부들이 지하 갱도에 갇힌 후 구조대가 탐사를 시작한 지 17일 만에 발견됐다. 칠레 전역에 희망을 불러온 쪽지의 메시지는 구출 작전 내내 깃발과 머그컵, 티셔츠에 새겨졌다. 구출 후 얼마 되지 않아 칠레 작가 파블로 우네우스(Pablo Huneeus)는 오에다씨로부터 절반의 권리를 얻어 이 쪽지 메시지를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했다. 에나 폰 바에르(Ena von Baer) 칠레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 구출 작전과 관련된 모든 것은 칠레 국민 모두가 볼 수 있는 박물관에 전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33명의 광부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린 쪽지도 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광부와 그 가족들과의 토론을 거친 후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에다씨는 그러나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쪽지의 전시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6개월 전에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쪽지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사람들은 나더러 대통령궁으로 편지를 보내라고 했지만, 그 후에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세르바티안 피네라(Sebastian Pinera) 칠레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에 그 쪽지를 가져가 여러 정상들에게 보여줬다. 오에다씨는 “몇 달 동안 쪽지를 갖고 있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내가 쓴 걸 그냥 가져 갈 순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