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한 3차 핵실험] 박근혜 "신뢰는 함께 만드는 것"… 대화서 도발억제로 전면수정 시사

■ 새 정부 대북정책 어디로<br>강경기조 전환으로 당분간 냉각기 예상<br>비핵화-관계 개선 분리 "유연한 대응" 목소리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 직전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이라는‘암초’에 부딪치면서 유화적이던 대북기조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 직후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새 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북한이 성의 있고 진지한 자세와 행동을 보여야 함께 추구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당선인이 당장의 태도 변화는 유보했지만 북한에 대해 냉각기를 갖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대북 구상이 강경기조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하는 양동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칫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모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대북 유화정책 수정 시사=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발표 당시 현 정부보다 남북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북방한계선(NLL) 도발을 허용하지 않고,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반 하에 큰 틀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 협력을 함께 추진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과 사회ㆍ경제적 교류협력의 상호보완적 발전, 다양한 대화채널 상시 개설 및 정상회담 개최, 정치적 상황과 구분해 인도적 문제 지속적 해결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북핵 사태로 인해 규탄과 재제를 거치면서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은 대화보다 도발억제로 중심목표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긴급 회의 직후 북핵 사태에 대해‘북한의 책임’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당선인은 특히 북한의 도발을 용인할 수 없다는 뜻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남한 정부가 교체하는 시기에 북핵 실험을 강행해 국민의 불안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명분을 주장한 셈이다.


사실 박 당선인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될 때부터 북한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다. 그는 지난 7일 여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새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서 남북간에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려고 하는 진정 어린 노력을 크게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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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보수 진영에 속해있고 북한의 도발은 예상된 일이기 때문에 강경 기조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기도 한다.

◇전문가, 차분한 대응 주문=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대북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전면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박근혜 정부가 대북 정책 추진에 진전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당분간은 북한 제재 국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기덕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원은“북한이 박근혜 정부만을 겨냥해 실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북핵 실험으로 박근혜 정부는 머리가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박 당선인은 본래 대선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기점으로 그 전에는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고 그 이후에는 안보와 원칙을 내세웠다”면서“결국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강경한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를 벗어나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이 많았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북핵의 성능 등의 세부 정보가 공개된 이후 유엔 안보리 등과 제재방안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덕 연구원은 “이명박 정부와 같이 대화를 차단하는 방식으로는 관계 회복에 나서기 어렵다”면서“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곳곳에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교수 역시 “박 당선인이 한편에서는 북한 핵에 대한 규탄을 하겠지만,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무가 있기 때문에 물밑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해서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원ㆍ양철민ㆍ권경원 기자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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