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약자·만성질환자 일사병 주의를

30~40도 폭염선 탈수·고열로 "신체 장애"<br>어지럽다고 느낄때 2~3분 그늘서 쉬어야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인한 사망자와 일사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70~80대가 노약자들이 주류를 이뤄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환자만 급증하는 것이 아니다. 젖소와 양계농가에서는 가축이 집단폐사,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얼마 전 철도청은 천안~대전 구간의 레일 온도가 영상 57도까지 상승하자 오후 1시45분부터 4시30분까지 2시간45분 동안 이 구간 속도를 평상시 시속300㎞에서 230㎞로 낮춰 운행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도 연일 계속된 무더위로 1만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프랑스에서만 숨진 사람이 약 1만 여명. 사망의 주원인은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었다. 무더위로 인한 유럽의 피해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유준현(가정의학과) 교수는 “적당한 더위는 생활에 조금 불편을 주는 정도지만 30~40도라면 탈수와 고열로 인한 신체기능의 변화를 불러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산업현장에서는 더위가 재해로 연결되기 쉽다”면서 “기온의 변화에 신체적응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이나 심장병 뇌졸중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열이 날 때는 일차적으로 생리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 이 때 신체는 피부혈관이 확장되면서 체열방출을 돕기 위해 순환혈액량이 많아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온도는 올라가고 피부혈관이 확장된다. 피부는 보통 34.5도부터 땀이 나기 시작하고 근육이완ㆍ호흡증가ㆍ체표면적확대 등의 변화가 이어진다. 기본적인 생리변화 단계를 지나면 이차적인 장애가 나타난다. 자칫 건강악화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단계라고 보면 된다.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심혈관장애. 피부혈관 확장으로 혈류량이 증가하면 내장의 혈관은 상대적으로 수축된다. 이렇게 되면 맥박이 빨라지고 심혈관계통에 장애와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땀이 심하게 나면 수분과 염분이 방출되고 탈진상태로 이어지며 신장장애마저 우려된다. 또 위장관계통의 혈류량 감소로 소화기능 저하 및 식욕감소,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 뇌 혈류량 부족으로 산소부족 및 대뇌피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단순한 권태ㆍ피로(Lassitude)부터 심하면 무의식 상태까지 악화한다. 고열로 발생하는 질병으로는 ▦열실신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열실신(Heat Syncope)의 원인은 혈관장해가 일어나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축적되어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수분이나 염분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어나기도 한다. 고온 환경에서 일할 때 머리가 아프다거나 어지럽다는 것을 느끼면 서늘한 곳으로 가서 2~3분 있으면 회복된다. 열경련(Heat Cramp)은 육체적인 노동이나 운동으로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 고온의 환경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올 때 많이 발생한다. 보통 근육에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때에는 2~3분 지속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많이 사용해 피로한 근육, 즉 팔ㆍ다리의 사지근육과 복근ㆍ배근(등쪽근육)ㆍ수지(손가락)에 많이 발생한다. 응급 시에는 0.1% 식염수를 마시면 회복된다. 열피로(Heat Exhaustion)는 고열환경에서 작업 시 식염보충을 잊고 물만 많이 마셨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럽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것이 주증상이다. 두통 변비 설사는 흔히 나타나며 실신하는 사례도 있다. 원인은 땀으로 나간 수분과 염분이 제때 보충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이온음료를 마셔도 응급상황을 막을 수 있다. 열사병(Heat Stroke)은 고온ㆍ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갑자기 발생하는 심각한 체온조절 장해이다. 중추신경계통의 장해, 전신에 땀이 나오지 않아 체온상승(직장온도 40도 이상) 등을 일으키면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태양광선에 의한 열사병은 일사병이라고도 하며 우발적이거나 예기치 않게 혹심한 고온 조건에 폭로되는 경우 잘 발생한다. 열사병은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다. 주증상은 중추신경장애이다. 현기증ㆍ오심ㆍ구토ㆍ두통ㆍ발한정지에 의한 피부건조와, 혼수상태ㆍ헛소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유 교수는 “다른 증상과 달리 지체 없이 입원해야 하며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근 전 아침 꼭 챙겨 먹고 비타민 섭취를 무더운 여름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 조절작용이 환경변화에 따라 반응한다. 환경의 급작스런 변화는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가져오기 쉬워 더위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신체상태의 혼란(흐트러짐, 비정상상태)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계절적 위험요인에 따라 여러 형태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작업장의 고열ㆍ고온 방지시설 또는 노출에 의한 재해이다. 계속되는 외부작업에 의해 작업자는 열피로(Heat Stress)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온도상승에 의한 위험물 폭발이나 화재도 염두에 둘 점이다. 상온의 상승으로 위험물의 인화점 도달이 우려되므로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온도상승에 의한 기계손상과 오작동, 작업자의 비정상적인 작업행태도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땀이나 수분에 의한 감전재해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시기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건강관리에 힘쓰는 일이다. 출근 전에는 아침식사를 꼭 하고 비타민이 많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근무시간에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은 생활의 지혜이다. 과로와 과도한 음주는 하지 않는다. 흡연은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여름철 감기를 더 잘 걸리게 하는 주범이므로 금연을 실천한다. 환경이 지나치게 냉방에 노출되면 소매가 긴 내의나 스웨터를 준비해 입도록 하고 심하게 추위를 느끼면 얇은 담요를 준비해 무릎 위를 보온하는 것도 요령이다. 바깥 공기를 쐬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냉방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차를 섭씨 5~8도로 유지한다. 한시간 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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