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진투자증권 되파나

유진그룹, 인수 1년 반만에 재매각 검토<br>일부 계열사 재무부담 급증등이 주요인

유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옛 서울증권)을 인수한 지 1년 반 만에 이를 되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유진그룹은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설과 관련)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에 집중한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하에 검토 중이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공정공시를 위해 인수합병(M&A)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인공시를 내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시는 사실상 매각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유진은 그동안 증권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지점 확대와 전산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해왔는데 의외”라며 “(이번 공시로 볼 때) 이미 유진투자증권 재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라고 평했다. 유진그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집을 불리기 위해 교보증권을 인수하려고 하는 등 증권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확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할 당시 1조1,000억원을 외부에서 차입해 유진기업에 3,800억원 정도의 차입금이 발생하는 등 일부 계열사의 재무부담이 급증한 상태다. 증권업계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것도 유진투자증권의 재매각을 검토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01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 2ㆍ4분기에는 1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도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영업손실이 6억2,7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유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서울증권을 인수할 당시와 비교해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며 “대기업들이 증권업에 뛰어들고 있어 과열된데다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 가져가기에는 여건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 진입과 퇴출이 쉬워지는 환경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진그룹이 서울증권을 인수한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섰으나 최근에는 1,400 근처까지 떨어져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 상당수 증권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와 관련, “1년 반 만에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이 구체화될 줄 몰랐다”면서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그룹 차원에서 미리 매물로 내놓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