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호주 토니 애벗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한·호주 FTA(자유무역협정)가 정식 체결됐다. 한·호주 FTA 체결은 2009년 5월 협상개시 선언 후 5년 만에 얻어낸 성과로 오세아니아 지역의 첫 FTA 체결이라는 점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에 FTA를 통한 진출 거점을 갖게 된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총생산(GDP) 1조5,420억달러로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남한의 3배인 1인당 GDP 6만7,982달러로 세계 5위의 구매력을 갖고 있는 호주가 우리의 경제영토로 들어온 것이다. 호주는 6·25 전쟁 때 참전한 전통 우방국이자 오랜 세월 경제적 동반자로서 문화·교육·관광 등 다방면에 걸쳐 우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89년 한국과 함께 아태지역 경제협력을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창설을 주도했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참여하면서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는 인기 어학연수지이자 배낭여행지로, 젊은 부부들의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고 있는 친숙한 곳이며 호주 젊은이들에게는 K팝 열풍으로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지고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구조에 있어서도 호주는 1차 산업과 3차 산업이 발전한 반면 한국은 2차 산업이 발달해 있어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한·호주 FTA가 발효되면 품목 수 기준 90.8%, 금액 기준 86.0%에 달하는 품목의 한국기업 수출품에 대한 호주의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5년 뒤에는 수입액 전액에 대해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 기업들의 호주 시장진출이 더욱 확대된다는 얘기다.
특히 산업용 철강과 유연탄을 수입하고 승용차·자동차부품·휴대폰·가전제품 등 공산품을 수출하는 한·호주 FTA는 상호보완적인 교역구조를 갖춘 이상적인 FTA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이미 자동차와 휴대폰 등 품질 좋은 한국 대기업의 제품들은 품질·기능·서비스를 꼼꼼히 따져 제품을 구매하는 호주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어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에 호주 진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2012년 중소기업 전세계 수출액 1,029억달러 중 호주 수출액은 11억6,000만달러로 1.1%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호주 FTA 체결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찾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가 필수적이다. 많은 중소기업이 좁은 내수시장보다는 넓어진 경제영토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히든챔피언과 같은 강소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한·호주 FTA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한·호주 FTA 체결이 실질적인 중소·기업 수출증대 및 호주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6월 초 업종별 중소기업대표단을 호주에 파견해 수출상담회 및 현지 진출기업과의 간담회 등 다양한 수출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중소기업의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