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에 재시동이 걸릴 조짐이다.
지난 5월 국보법 폐지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사실상 수면 밑으로 들어갔던 국보법 폐지론자들의 움직임이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가시화되고 있는 것.
우리당은 조만간 당내 정책위 산하에 국보법 폐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21일 원내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국보법 폐지 TF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국보법 폐지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관철하기 위한 전략수립과 여론 수렴 등의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국보법 폐지안이 상정된 이후 당 차원에서 국보법 폐지 문제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법안심의가 예정된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는 지난주 국보법 폐지 TF 준비모임에 참석해 "이번 가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보법을 폐지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고 한 참석자가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당 이은영(李銀榮) 제1정조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시대에 국보법 폐지의 역사적 당위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키로 했다.
세미나에는 우리당 임종인(林鍾仁) 의원과 한나라당 배일도(裵一道), 민주노동당 단병호(段炳浩) 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까지 참여하는 국보법 폐지세미나는 상당히 이례적인것"이라며 "이번 세미나로 잠시 시들해진 정치권의 국보법 폐지 움직임이 되살아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는 여야가 각각 제출한 국보법 폐지안과 국보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어 정기국회가 시작될 경우 여야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과 형법 개정안은 국보법을 폐지하되, 안보공백이 예상되는 부분은 형법의 내란죄를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의 국보법개정안은 국보법의 독소조항들을 개선하되, 국보법의 틀 자체는 유지시키자는 내용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